국민 5명 중 1명은 아침 안 먹어
공급 감소보다 수요 확장 필요해

▲ 해남군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가 지난해 어린이들의 올바른 식습관으로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벌이며 등굣길에 주먹밥을 나눠줬다.
▲ 해남군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가 지난해 어린이들의 올바른 식습관으로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벌이며 등굣길에 주먹밥을 나눠줬다.
 
 

| 싣는순서 |

1. 멈추지 않는 쌀값 하락 해남경기 침체
2. 쌀 감축 정책 쌀산업 해답 될 수 없다
3. 쌀 소비 감소 가공사업 활성화 필요
4. 쌀값 안정화 해남만의 대책 필요하다

지난해 농업인들은 풍년의 기쁨보다 쌀값 하락으로 인한 시름이 더욱 깊었다. 올해도 전국의 공공비축미곡 보관창고마다 재고미가 가득 차있어 가격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특히 해남은 농수축산업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이 24%에 달해 지역경기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2015년 말 기준 해남군의 농·수·축산업의 총소득액은 8190억8790만원이었으며 이중 쌀의 총소득액은 1957억4600만원으로 24%를 차지했다. 해남군내 농가수는 1만300여농가로 이중 쌀재배 농가는 88%인 9100여농가에 달한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해남군내 가구수는 2만9659가구로 쌀 농가가 3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쌀값 안정이 지역경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정부는 쌀 재배면적 감소만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전국의 논벼 재배면적은 77만7872㏊로 2006년 94만5403㏊보다 16만7531㏊ 감소했다. 재배면적은 17.7% 감소한 반면 생산량은 9.7% 감소한 것이다.

때문에 쌀 재배면적 감소로 공급을 줄여나가는 것만이 아닌 쌀 소비 촉진을 통해 수요를 늘려나가는 노력이 필요시 되고 있다. 쌀 소비 촉진은 장기화되고 있는 지역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내야할 숙제다.

맞벌이 부부, 1인가구, 독거노인 등이 늘어나는 사회 변화로 쌀 소비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아침밥을 먹지 않는 학생과 직장인들이 늘고 있고 밥 대신 햄버거, 빵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밥은 쌀이라고 인식돼 왔지만 현재는 식품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이렇다보니 통계청의 지난 2016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 1인당 쌀 소비량은 61.9㎏으로 30년 전인 1986년 127.2㎏ 보다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아침식사 결식률은 24% 정도에 달한다. 5명 중 1명은 아침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침식사 결식률은 남성이 25.7%로 여성(22.2%) 보다 높았다. 지난 2012년에는 23.4%, 2010년에는 21.8%, 2005년에는 19.9%로 결식률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해남군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센터장 박연옥)가 군내 어린이들의 식습관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8%가 아침밥을 먹지 않는다, 72%가 아침을 먹는다고 답했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이유에 대해서는 늦잠이 28%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식욕이 없어서가 21%,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가 9% 순이었다. 아침식사를 할 때 주로 먹는 것은 밥과 국이 7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유가 12%, 빵이 7%, 시리얼이 2%였다.

입맛·늦잠 아침 안 먹는 이유
두뇌회전·다이어트 아침 필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등교 전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조사에서도 입맛이 없어가 34.7%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가 23.1%였다. 가족이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6.8%, 식사준비가 안돼서도 6.3%에 달했다.

박연옥 센터장은 "늦잠을 자는 아이들이 많고 맞벌이 가정에서도 시간에 쫓겨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집중력 향상과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서는 아침밥을 간편식으로라도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남군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100인 미만의 영양사가 없는 어린이집, 유치원, 지역아동센터 등 영유아 급식시설의 체계적인 급식과 맞춤형 식단 보급, 위생·안전교육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해남 어린이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체계화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국민의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생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국민 공통 식생활 지침'을 제정·발표하며 아침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민 공통 식생활지침으로는 △쌀·잡곡, 채소, 과일, 우유·유제품, 육류, 생선, 달걀, 콩류 등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자 △아침밥을 꼭 먹자 △과식을 피하고 활동량을 늘리자 △덜 짜게, 덜 달게, 덜 기름지게 먹자 △단음료 대신 물을 충분히 마시자 △술자리를 피하자 △음식은 위생적으로 필요한 만큼만 마련하다 △우리식재료를 활용한 식생활을 즐기자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 횟수를 늘리자 등 9가지다.

쌀에는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 함량이 밀가루보다 2배 높으며 라이신은 성장발육 필수성분으로 골다공증예방, 면역증강, 심장질환 예방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 뇌는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사용하는데 아침밥을 먹어야 두뇌회전에 필요한 식물성 당질을 공급 받을 수 있다.

또한 아침밥을 거르면 점심과 저녁 식사량이 늘고 간식 섭취가 잦아져 비만 위험성이 높아지지만 아침에 섭취하는 칼로리는 낮 동안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로 소모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과체중이 될 가능성이 적다. 이와 함께 아침메뉴는 뇌가 활동하는데 필요한 영양소인 탄수화물 음식인 밥을 먹는 것이 가장 좋으며 감자, 고구마 등의 복합탄수화물도 좋다고 한다.

해남군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이 같은 아침밥의 중요성을 알리고 쌀 소비촉진을 위해 매년 영양의 날(10월 14일)과 농업인의 날(11월 11일)에 초등학교 앞에서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해남동초등학교와 해남서초등학교 등굣길 학생들에게 각각 600개의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줬다. 또한 어린이집 등 찾아가는 요리교실 수업을 통해 절편 만들기 등의 수업을 진행하며 한국의 전통음식을 알리고 쌀 소비촉진에도 힘을 싣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남 특산물을 이용한 우리아이 건강 레시피 북'을 발간해 지역 농산물 소비촉진에도 나서고 있다. 이 레시피 북에는 배추 파프리카 미음, 배추 만두, 고구마 또띠아 피자, 버섯두부덮밥, 양송이주먹밥, 배추말이김밥, 밤호박하이라이스 등 40여가지의 요리방법이 담겨있어 해남 쌀과 농산물을 이용해 간편히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침밥 먹기 캠페인의 활성화와 함께 지역상가의 지역쌀 이용 운동, 해남쌀산업 발전을 위한 해남군과 해남군 농민들의 협의체 구성 등 다양한 지역내 운동이 필요하다.

 

| 인터뷰| 박연옥(해남군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송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올바른 식습관 가져야"

 
 

- 아침밥을 먹지 않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14년 전체 학교의 결식률이 20%가 넘는다. 결식률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학생들이 아침밥을 먹는 게 왜 중요한가.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뇌가 사용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원인 혈당이 부족해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집중력 감소는 학습력 저하로 이어진다. 또한 아침을 먹지 않음으로써 점심 때 폭식을 하거나, 공복으로 인한 자진 군것질로 점심을 거르는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 이는 모두 영양학적으로 좋지 않다.

- 올바른 식습관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가.

어린 시절부터 올바른 식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늦잠을 자거나 맞벌이 부모로 인해 아침밥을 먹지 않는 아이들이 늘고 있지만 간편식으로라도 반드시 아침밥을 먹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학습력을 높이고 비만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등 건강한 식습관으로 생활습관을 고쳐나가야 한다.

- 어린이급식지원센터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아침밥 먹기 캠페인 뿐만 아니라 영양과 위생을 위한 순회방문 지도를 하고 있다. 또한 '골고루 먹어요', '올바른 손 씻기', '당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요' 등 어린이 방문교육과 원장과 교사, 조리원을 위한 집합교육 등도 실시한다. 해남특산물을 이용한 레시피북도 만들어 보급하고 있으며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 등에 6가지 식단도 제공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올바른 식습관을 갖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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