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국적취득 이주여성 230명
아이들 미래 위해 신중한 선택

▲ 결혼이주여성인 강은혜 씨(왼쪽)와 김미연 씨가 해남신문에 보도된 대선관련 기사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결혼이주여성인 강은혜 씨(왼쪽)와 김미연 씨가 해남신문에 보도된 대선관련 기사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기가 한 말 100%는 못 지킨다고 해도 최소한 70~80%는 지켜야죠", "대통령이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먼저 챙기고 복지를 위해 힘써야죠"

한국에 온 지 11년째. 이번 대선까지 합치면 벌써 3번째 대통령선거에 참여한다는 몽골 출신 강은혜(40)씨와 베트남 출신 김미연(33)씨는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하냐는 질문에 각각 이렇게 거침없이 답변을 한다.

지난 1일 해남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만난 강 씨와 김 씨는 모두 지난 2006년에 한국으로 와서 3년만에 국적을 취득해 어엿한 유권자가 됐는데 처음에는 투표를 하다 실수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하고 긴장도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지금은 뉴스나 TV토론회도 보고 가족들이나 동료들과 얘기를 나누며 꼼꼼하게 후보들을 살피고 있다.

모국인 몽골에서도 다음달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는 강 씨는 "대통령이 자기 사람만 챙기고 자기 이익만 챙기면 안되죠.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약속을 잘 지키는 그런 후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모국인 베트남의 경우 우리처럼 국민들이 직접 선거로 대통령을 뽑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신기하고 설렜지만 지금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깐깐한 유권자 모습을 하고 있다.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구속돼서 안타깝고 실망스러웠어요. 내 아이들이 살 곳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그런 나라를 만들어 줄 후보를 뽑을 거예요"

해남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와서 국적을 취득해 강 씨와 김 씨처럼 이번 대선에서 투표권을 갖는 결혼이주여성은 해남에서만 230여명에 이르고 있다. 나라별로는 베트남이 83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이 76명, 필리핀이 55명, 캄보디아가 11명 순이다.

해남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측은 "결혼이주여성들이 어렵게 국적을 취득하고 투표권을 갖게 돼서인지 투표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은 편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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