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장에서 일하고 있는 김경호씨
어려운 가정 돕는 희망도배봉사단

▲ 세차장에서 일하며 꿈을 키워가고 있는 김경호 씨.
▲ 세차장에서 일하며 꿈을 키워가고 있는 김경호 씨.
▲ 장애를 이겨내고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도배 봉사를 하고 있는 장애인 희망도배봉사단.
▲ 장애를 이겨내고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도배 봉사를 하고 있는 장애인 희망도배봉사단.

장애를 이겨내고 사회 곳곳에서 취업을 하거나 본인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는 장애인들이 있어 훈훈함을 주고 있다.

지적장애 2급인 김경호(30)씨는 매일 해남읍에 있는 세차장으로 출근을 한다. 세차할 차가 들어오면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을 맞이하고 카매트를 떼어낸 뒤 세차 기계를 작동시켜 물을 뿌려 외부 세차를 하고 내부 세차도 말끔히 해낸다.

지난해 11월부터 이 곳에서 일을 한지 6개월째가 되고 있는데 오전 8시에 출근해 사무실 청소도 하고 세차 일도 하며 지금은 동료 직원들에게 배워 타이어 공기압을 체크하는 등 간단한 정비 업무도 익히고 있는 중이다.

지적 장애 특성상 세차 순서와 방법 등을 인지하고 기억하기가 힘들지만 해남군장애인복지관에서 여러 해 동안 세차 훈련을 받은데다 세차장 사장과 직원들이 가족처럼 잘 대해줘서 큰 어려움없이 일을 해나가고 있다.

김 씨는 "집에만 있지 않고 직장에 다니고 사회활동을 하니 가장 먼저 부모님이 좋아하시고 저도 돈도 벌면서 여러 가지 배울 수 있어서 즐겁게 일을 한다"며 "앞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세차장을 차려 저와 같은 장애인을 많이 고용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차장을 운영하고 있는 손기영 씨는 "비장애인이나 장애인을 다 고용해 봤지만 크게 차이가 없고 오히려 장애인 분들이 가르쳐주면 가르쳐준데로 열심히 잘해요. 김 씨 같은 경우도 항상 웃는 얼굴이라 손님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취업을 통해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는 장애인이 있는가하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도배봉사를 하고 있는 장애인들도 있다.

지난 2007년 만들어진 희망 도배 봉사단(김영득, 권도선, 김경배, 박병전, 김석현)은 현재 40대에서 60대 장애인 5명이 활동을 하며 저소득층 장애인 가구를 대상으로 무료로 도배 봉사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여년동안 이렇게 도배 봉사를 한 가구만 100여 곳을 넘고 있는데 재료비와 대상자 선정 등은 해남군장애인종합복지관의 도움을 받고 있다.

여러 가지 장애를 앓고 있고 건강 여건상 주로 봄과 가을에 도배 봉사에 나서는데 올해는 사업 대상자 선정이 조금 늦어져 이르면 이달부터 봉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봉사단 활동을 하고 있는 박병전(48)씨는 "나보다 더 불편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니 보람도 크고 자신감도 생겨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고 권도선(44)씨는 "여러 해 같이 하다보니 서로 순서와 역할을 잘 분담해서 어렵지 않고 즐겁게 봉사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김석현(66)씨는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고맙고 고생했다고 말해주면 그 한마디에 피곤이 다 풀리고 기쁘다"면서 "더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 보람되고 그만큼 나에게 복이 더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남군장애인종합복지관 박경단 사무국장은 "올해 장애인의 날(매년 4월 20일) 슬로건이 '다름의 동행,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요'라며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다른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함께 하지 않으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것이 장애인들에게는 제도적·행정적 장벽보다 더 큰 장애가 될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다름과 동행을 같이 하려 할 때 세상이 더욱 아름답게 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 돼 더불어 행복한 진정한 사회통합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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