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남녀 각각 한번씩 이용
시설 확충 자원봉사자 확대 필요

▲ 자원봉사자 유창일 씨가 머리를 말려주고 있다.
▲ 자원봉사자 유창일 씨가 머리를 말려주고 있다.

해남군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지웅 스님, 이하 복지관)안에 마련된 장애인 전용 목욕탕이 장애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장애인 전용 목욕탕은 지난 1997년 복지관이 문을 열 당시 남탕과 여탕을 따로 구분해 만들어졌다. 2008년 남탕과 여탕을 트고 인근 공간까지 확대하는 등 리모델링을 통해 재개장한 뒤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마음을 닦는다는 뜻의 '세심소(洗心所)'로 불리고 있는 이 곳은 장애인의 특수성을 감안해 샤워용 휠체어와 중증 장애인들이 누워서 목욕할 수 있는 시설 등 각종 보장구와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매주 화요일에는 남성, 금요일에는 여성 장애인들이 복지관 직원과 자원봉사자는 물론 남녀 장애인별로 각각 공익요원과 요양보호사들의 도움을 받아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남녀 장애인별로 지정 요일제로 일주일에 한번씩 운영되지만 하루에 40~50명 정도가 찾고 있고 목욕을 한 뒤에는 복지관에서 이·미용 서비스와 무료 식사, 각종 프로그램들을 한꺼번에 이용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18일 목욕탕에서 만난 장애인 A씨는 "집에서는 하기가 힘든데 이 곳에 와서 도움을 받아 편하게 목욕을 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고 B씨는 "목욕도 하고 복지관 프로그램도 함께 이용할 수 있어 편하다"고 밝혔다.

복지관 직원 박형석(36)씨는 "중증 장애인의 경우 공익요원과 자원봉사자 등 4명이 옷을 벗고 입는 것부터 개인 욕조로 옮기는 일 그리고 때를 밀어드리는 것 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며 "말끔한 모습으로 목욕을 다 마치고 나온 장애인들을 보면 내 가족처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면서도 시간을 내 이 곳에서 5년 넘게 꾸준히 목욕봉사를 하고 있는 유창일(55)씨는 "지금껏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을 하다 이렇게 장애인들을 위해 목욕봉사에 나서게 됐다"며 "이 곳에서 장애인들에게 삼촌이나 아재로 불리우며 함께 있다보면 오히려 긍정적인 마음과 위안을 얻어가 봉사 날이 기다려진다"고 밝혔다.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리모델링을 한지도 10년이 되가면서 시설이 낡고 여전히 협소하며 다른 곳으로 누수가 발생하는데다 유류비(연간 300만원)와 자원봉사자 확보 등 문제로 일주일에 남녀 각각 한번씩 밖에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어 이 부분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고 있다. 또 모든 시설이 읍내에 집중돼 있어 면 단위 장애인들은 활동보조 서비스와 복지관의 외출지원사업을 이용하는데 한계가 있어 접근성 확보도 필요한 대목이다.

복지관 측은 "군의 예산 지원을 받아 시설 보강과 정비를 통해 이르면 올 겨울부터 운영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더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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