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3주기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우리 다윤이 한번만 안아봤으면
은화 밥 한번만 해줄 수 있으면
이창섭 기자  |  nonno@h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4.14  17:15:3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리본이 달린 철조망 너머로 세월호 모습이 보인다.
   
▲ 11일 목포신항의 한 추모행사에서 미수습자 가족인 허다윤 양 어머니(왼쪽)와 조은화 양 어머니가 눈물을 보이고 있다.
   
▲ 결혼이주여성들이 해남문화원에서 열린 조선미 작가의 세월호 작품전을 관람하고 있다.
   
▲ 해남공고 학생들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추모엽서를 보냈다. (왼쪽 윤은서 양 엽서, 김은영 양 엽서)

지난 11일 세월호가 뭍으로 완전히 옮겨지면서 인양이 마무리됐다. 2014년 4월 16일 참사가 발생한 지 1091일 만에 인양 작업이 모두 끝난 것이다. 목포 신항과 해남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미수습자 9명이 가족 품으로 온전히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추모 행사와 노란리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가 뭍으로 완전히 옮겨진 지난 11일 목포 신항.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고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한 행렬이 계속됐다. 엄마, 아빠 손을 잡은 아이의 모습도 눈에 띄었고 버스를 대절해 함께 추모행렬에 나선 일행도 보였다. 목포신항을 둘러싸고 있는 철조망 앞쪽에 세월호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며 그 아픔을 함께 하고 기억하기 위해 철조망 주변으로는 현수막과 노란 리본들이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곳곳에 설치된 미수습자 9명의 사진과 이름 앞에 멈춰선 사람들은 세월호가 왜 이제야 뭍으로 올라온 것인지 안타까워하면서도 제발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랐다.

눈앞에 세월호가 올라왔지만 하루라도 빨리 수색작업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눈물은 하루도 멈출 날이 없다.

11일 한 추모행사에 참석한 미수습자 가족인 허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 씨는 이 날도 눈물을 흘렸다.

"저 앞에 세월호가 보입니다. 제 딸 다윤이가 있고 은화가 있고 영인이, 현철이, 양승진 선생님,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 님, 어린 혁규, 이영숙 님이 저 세월호 속에서 꺼내달라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월호 배가 뭍으로 올라왔지만 아직도 저 안에 사람 9명은 수습되지 않고 있습니다. 저 9명이 수습이 돼서 가족의 품으로 다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여러분이 믿는 하나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제가 믿는 하나님은 저 세월호 속에서 9명을 안고 있다고 믿습니다"

아직도 2014년 4월 16일에 멈춰 살고 있다는 다윤이 엄마 박은미 씨에 이어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도 원통함과 분통함을 토로했다.

"지금 세월호가 눈앞에 있지만 사람 9명이 그 안에 있습니다. 진흙에 쇠냄새에 기름 냄새에 물소리가 나는데 우리 은화가 '엄마 아직도 나가면 안되는 거예요' 하는 것 같아 피가 마르는 것 같습니다. 우리 은화 한번만 안아봤으면, 밥 한번만 해 줄 수 있다면 좋겠는데 빨리 찾아서 보내주세요. 미수습자 가족만큼 진상규명을 더 바라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9명을 다 가족들 품으로 보내주는게 첫 번째구요. 그 다음으로 왜 그렇게 바닷속에 오래 있어야 했는지 부모들에게 알려주세요,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해 법과 제도를 바꿔주세요"

통곡의 봄에서 희망의 봄으로
추모행사 곳곳에서 펼쳐져

모두가 울고 노란 리본도 울고 세월호도 함께 울었다.

세월호가 인양된만큼 세월호 7시간의 행적 등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미수습자 9명의 온전한 수습을 기원하는 목소리가 해남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아픔을 위로하고 기억하면서 고통을 함께 이겨내고 희망의 봄을 함께 열자는 외침도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군민광장 앞에는 세월호 3주기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운영됐다. 어린 아이부터 학생들, 직장인, 부부는 물론 할머니들도 함께 했다.

이 곳을 찾은 한 학생은 "제가 2학년인데 당시 제 또래 친구들이 사고를 당한 것이어서 정말 슬퍼요,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안전한 나라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아픈 다리를 이끌고 마을 주민들과 정자로 놀라왔다 이 곳에 들렀다는 80살 김옥순 할머니는 "하늘 나라에서 잘 살거라. 거기에서 훨훨 날라댕겨라. 할머니가 이렇게 빈다"하며 눈물을 훔쳤다.

해남문화원에서 열렸던 조선미 작가의 세월호 클레이(점토)작품전에는 지난 10일 결혼이주여성 10명이 방문했다. 베트남 출신 5명, 필리핀 출신 4명, 캄보디아 출신 1명 등 10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은 해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함께 전시장을 찾았다.

아직 언어도 낯설고 문화도 낯설지만 이들에게도 세월호 참사는 큰 아픔이었다. 이들은 조선미 작가로부터 세월호에 대한 얘기를 듣고 세월호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질문을 쏟아내고 사진을 찍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왜 바다 색이 검은색이예요", "닭근혜가 뭐예요", "칠흙 같이 어두운 바다 속에 잠겨있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바다를 검은색으로 표현한 거예요", "닭보다 어리석다는 뜻에서 하나의 별명이예요"

20여점의 작품을 둘러본 옹우옌김리엔(25,베트남)씨는 "생각할 때마다 슬프고 아픔이 아파요. 계속 슬퍼하지 말고 어머니들(유가족)이 다시 일어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언어 때문에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는 데 아직 한계가 있지만 이렇게 말하면서 흘린 그녀의 눈물은 그 마음을 알고도 남음이 있었다.

13일 군민광장에서는 추모 문화제가 열려 참석자들이 주먹법을 나눠먹으며 세월호에 대한 고통을 함께 이겨내고 희망을 함께 다져 나갈 것을 다짐했다.

추모문화제에는 다양한 퍼포먼스와 공연, 영상이 선보였는데 특히 땅끝문학회에서 공동창작한 '통곡의 바다에서 희망의 바다로'라는 제목의 추모시를 회원들이 함께 낭송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추모 문화제는 참석자들의 세월호에 대한 진상규명과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을 바라며 풍등을 하늘로 띄우는 것으로 행사를 마감했다.

우리들도 잊지 않을게요, 힘내세요
해남공고생들 추모엽서 보내

지난 촛불집회에서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참여가 높았는데 세월호 추모 행사에도 학생들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당시 또래 친구들, 선후배들이 아픈 일을 당해서인지 자발적으로 분향소를 찾고 리본을 만들어 가방에 달고 다니는가 하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아낌없이 전달하기도 했다

해남공고에서는 전교생들이 세월호 추모주간인 지난 10일부터 노란리본을 달고 수업에 임했으며 신축공사장 펜스 한켠에 '4.16 세월호 아픈 기억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현수막 아래에 자신들의 마음을 새긴 리본을 달기도 했다.

또 수업시간을 할애해 세월호 유가족에게 전하고픈 말을 직접 펜으로 눌러쓰며 추모 엽서를 보내는 일에도 동참했다. 윤은서 양(2년)은 "지금쯤 아들, 딸들은 예쁜 천사가 됐을 거예요. 위에서 보고 있을 아들과 딸들이 더 힘들지 않게 힘을 내세요"라고 마음을 담았고 김은영 양(2년)은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그 자리, 그 시간에 머물러 있네요. 진심으로 기도하고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송우용 군(1년)은 "세월호 리본을 가방에 항상 차고 다닙니다. 저는 세월호 사건을 죽을 때까지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고 이지후 양(2년)은 "3년이라는 시간동안 차가운 물 속에서 있어야 했던 언니, 오빠, 선생님들이 이제는 따뜻한 세상으로 떠올라 좋은 곳으로 갔을 거예요"라며 유가족들을 달랬다.

4.16 이후 내가 바라는 대한민국을 적는 란에 채예림 양(2년)은 "옳지 못한 힘이 센 분들은 내려와야만 하고 정말로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을 알아봐줘야 할 때입니다. 부끄럽지 않은 우리나가가 되게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이유빈 양 (2년)은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국가가 국민의 뜻을 따르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마음을 표현했다.

이창섭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가장 많이 본 뉴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전남 해남군 해남읍 홍교로54 해남신문사 / TEL : 061-534-9171~5 / FAX : 061-534-9176
신문등록번호 : 전남-다-00004 수정 | 발행인ㆍ편집인 : 이 웅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 웅
Copyright © 해남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to : hnews@hnews.co.kr
해남신문의 기사 등 모든 컨턴츠에 대한 무단 전재·복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