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16일은 세월호 사건 3주년이면서 기독교의 부활주일이다. 부활절은 춘분 뒤의 첫 만월 다음에 오는 일요일에 해당되기 때문에 부활절은 대개 3월 22일과 4월 25일 사이가 될 수 있다. 올해는 부활절이 세월호 3주년과 겹치고 오랜 기다림끝에 세월호가 인양되어 육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 사건은 단순한 해난사고가 아닌 생명보다 돈을 중시하는 모순적인 사회구조가 만들어낸 참사였다. 생명구조를 해야 할 골든타임에 국가와 국정책임자는 뒷짐을 지고 있었고 유가족의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사고 원인 조사와 진상규명을 끊임없이 방해해왔다. 권력자의 몰락과 함께 세월호는 모습을 드러냈다. 만신창이가 된 세월호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많은 국민이 그날의 트라우마를 떠올리며 가슴 아파하고 있다.

올해 기독교단 연합 부활절예배는 '생명의 부활, 민족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4월 16일 오후 4시 서울 명성교회에서 열린다. 그러나 장소의 적절성 여부를 두고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명성교회 원로목사 김삼환 목사는 세월호 참사 후인 지난 2014년 5월 11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하나님이 (세월호를) 공연히 이렇게 침몰시킨 게 아닙니다. 나라가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은 그래선 안 되니 이 어린 학생들,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며 국민들에게 기회를 준 것 입니다"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세월호의 책임문제에 대해서도 "요사이도 우리가 세월호 때문에 해경·청와대·해수부·안전부·방송 비판 안 하는 데가 없습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라고 했다. 은혜로운 부활절 예배를 위해서는 마태복음 5장 24절에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했던 말씀처럼 그 말로 인해 상처받고 가슴아파 했던 유가족이나 미수습자 가족에게 사과의 말과 함께 진심으로 위로의 손을 내민 후 회복을 위해 기도와 예배를 드림이 마땅한 일이다.

둘째 올해 부활주일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라서 여느 해 보다 더욱 의미가 깊다. 명성교회는 최근 교단 총회가 금지한 교회세습을 교회합병이라는 변칙적인 수단을 통해서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를 청빙키로 결의한 바 있다. 면죄부를 판매하면서 물질적으로 타락했던 교회의 개혁을 외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올해 부활 주일예배를 교회개혁에 있어서 주요 이슈인 목회세습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명성교회에서 꼭 드려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교회가 예수님을 배척하고 그 자리를 사제들이 차지하고 있었던 것은 중세 때 만의 일은 아니다. 교회는 궁극적으로 빈민과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야 한다. 초대교회는 '사랑과 나눔의 공동체'로 자기 것을 내어 놓아 빈민을 구제하였지만 복잡하고 다양해진 현대사회에서는 교회가 한걸음 더 나아가 빈민을 만들어내고 빈부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사회구조와 잘못된 사회체제를 개선하는데 관심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올해 부활절 예배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회심이 필요하다.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 못박혀 피 흘리신 예수님을 본받아 이 땅의 고난받는 사람들과 이웃의 고통과 아픔을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위로받는 부활절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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