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순(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21세기 첨단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혹세무민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짜 뉴스가 범람하고 있는 탓이다. 사실이 아닌 허위가 뉴스로 포장되어 유통되면서 국민들 사이에 분열과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사실 가짜 뉴스는 전에도 많았다. 소위 유언비어, 속칭 "카더라" 통신 모두 가짜 뉴스의 일종이었다. 권력의 보복이 두려워 진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다보니 진실과 허위가 뒤섞여 시중에 돌아다녔다.

그러나 언론자유가 보장되는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유통되는 가짜 뉴스는 권위주의 시절의 유언비어나 카더라 통신과는 다른 이유에서,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권위주의 시절의 가짜 뉴스는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이었던 반면, 디지털 시대의 가짜 뉴스는 진실을 감추고 왜곡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 생긴 뉴스환경의 변화도 가짜 뉴스를 생산하기 쉽게 만들어 주었다. 뉴스의 원재료인 각종 정보가 인터넷에 넘쳐나고 사진이나 동영상도 쉽게 복제하고 편집할 수 있어, 스마트폰만으로도 얼마든지 정교한 뉴스기사나 영상을 만들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뉴스 소비 방식도 가짜 뉴스를 도와준다. 신문이나 방송대신 네이버와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주된 뉴스습득 경로가 되었다. 어느 언론사의 뉴스인가는 큰 의미가 없는 시대가 되었고 뉴스 소비 기준은 철저하게 흥미로운 제목일 뿐이다. 뉴스의 유통경로가 카톡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로 바뀌는 점도 가짜뉴스에겐 유리하다. 뉴스의 과포화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카톡친구나 페이스북 친구로부터 제공받는 뉴스를 보다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짜 뉴스를 판별할 것인가. 첫째, 그 뉴스를 만든 언론사를 확인해야 한다. 언론사들이 제공하는 뉴스가 모두 100% 진실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수의 취재기자와 편집기자가 참여해 뉴스를 제작하는 언론사에서는 가짜뉴스가 나오기 어렵다. 둘째, 뉴스의 취재원이 있는지, 있다면 누구인지 살펴야 한다. 사실보도가 생명인 뉴스는 반드시 취재원이 있기 마련이다. 셋째, 사실과 주장이 구분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뉴스는 6하 원칙에 따라 서술된 사실과 취재원의 주장으로 구성된다. 사실과 주장이 뒤섞여 있다면 가짜 뉴스라고 의심할 수 있다.

가짜 뉴스의 범람은 디지털 시대가 가져온 불가피한 부작용이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합리적으로 대처해서 그 부작용을 최소화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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