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막막한 노년, 미래를 걱정하는 중년, 희망이 없는 청년들이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다. 아포리아(Aporia)의 시대, 즉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태, 출구가 없는 막다른 상태이지만 설상가상으로 세상은 이미 AI시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빠르게 전환됨으로써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그동안 소비를 견인해오던 인구집단이 급속히 고령화되면서 소비감소와 상품과 서비스의 수요 감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장기적인 저성장 기조가 고착되면서 전통적 기업들이 도산하거나 기업규모나 매출이 축소되면서 일자리의 감소와 고용의 불안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일자리 감소와 시대 변화에 대처하는 교육시스템은 어떻게 구축되어야 할까?

첫째, 미래시대에는 문제를 포착해 내는 통찰력과 문제를 해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작고한 앨빈토플러가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라고 비판했던 것처럼 우리 교육은 개개인이 가진 암기지식의 량을 매우 중요시 하고 있다. 이러한 암기지식의 효용성은 인공지능시대에는 효용성이 현저히 낮아지게 된다.

고도의 통찰력과 판단을 요구하는 경영자나 컴퓨터를 다루는 기술자와 같은 전문 영역이나 맨투맨의 상담, 돌봄과 같은 사회서비스의 영역이 아닌 정형화된 기술이나 업무는 상당부분을 기계(로봇)와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될 것이다.

교육선진국들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 발 빠르게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의 대응은 아직 미흡하다. 대학 교육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국가직무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 기술, 태도 등의 내용을 국가가 체계화한 학습모듈을 가지고 교육을 진행하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합한 인적자원 육성보다는 대학구조조정의 평가도구로 이용됨으로써 교육현장에서 여러가지 불협화음과 실효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둘째, 박제화 된 지식보다는 적성교육이 중요하다. 기업의 존속수명이 60년이 넘던 산업화시대에는 '직장=직업'이라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통용되었지만 기업의 평균존속수명 15~20년으로 짧아지고 인간수명은 80~100세로 늘어나면서 '직장≠직업'이 아닌 평생동안 직업이나 직장을 서너번은 바꾸어야 하는 시대로 접어 들면서 일류대학 졸업장이 평생을 보장하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적성에 맞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최선이며 앞으로 유망한 직업은 사람만이 할 수 있고 사람이 기계보다 잘 할 수 있는 공감과 협동의 능력이 요구된다. 호흡을 맞추어 일할 수 있는 팀워크와 협업(co-work)과 리더쉽, 커뮤니케이션의 역량, 변화에 대처하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과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돌파력이 중요한 요소다.

최고의 지혜로 권력과 영화를 누린 솔로몬 왕도 말년에 삶을 되돌아 보며 "나는 사람이 자기 일에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음을 보았나니 이는 그것이 그의 몫이기 때문이라"고 전도서에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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