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인기(해남지역자활센터 관장)

 
 

사무실 화단에 노란 수선화가 폈다지고 지난 일요일 진달래가 피기 시작한 주작산에는 봄기운이 완연했다. 지난 반년동안 분노의 세월을 보내야 했지만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이라서 향기로운 생명의 봄내음을 맡는다.

주권자인 국민의 위대한 촛불혁명으로 대통령은 파면되고 구속이 눈앞에 다가 왔다. 이제 정권교체만이 아닌 우리사회 밑바닥에 음습하게 드리워진 적폐가 청산되고 불평등을 타파하는 지속적인 사회개혁이 시작되어야 한다. 또한 3년 전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의 선체가 인양되어 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책임자를 처벌하여 국민들이 안전하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계기가 되는 슬픔과 희망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해남은 군수 구속으로 인한 군정의 표류가 계속되어 4월 9일까지 자진사퇴나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지 않으면 군수 공백이 내년 6월까지 지속된다. 해남군과 해남군민에게는 매우 불행한 일이다. 오는 12일에 제 2선거구 도의원 보궐선거기 치러진다. 그동안 도의원 선거에 대한 군민들의 관심은 군수나 군의원선거보다 낮아 어느 한 당의 공천자를 일방적으로 선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양당이 공천자를 내어 정당간의 대결이 되었다.

해남의 선거는 자금이 뒷받침되는 조직력이 제일 큰 역할을 해왔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흔히 말하는 연고 즉 지연 학연 혈연 등이다. 이런 지연 학연 혈연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조직이며 조직에는 자금력 바로 돈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런 연고 및 자금력과 조직력에 좌우되는 선거문화와 풍토는 바뀌어야 한다. 후보자의 자질을 보고 투표해야 한다. 자질이란 일반적으로 청렴 등 도덕성은 기본이며 주권자인 군민을 주인으로 섬기며 자기의 이익보다는 공익을 앞세우는 민주의식과 임무수행 능력을 말한다. 유권자와 군민들이 바로 서는 것이 최우선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정당의 공천이다. 정당의 공천이란 정당정치를 중심으로 하는 민주국가에서는 그 공직을 수행할 최선의 적임자를 추천하는 책임 있는 행위다. 그러나 그동안의 정당의 공천은 밀실에서 이해관계와 당리당략에 따라 정당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했다. 단순히 경선이라는 형식적인 절차가 공천의 정당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지방정치와 관련하여 공천의 중대성을 고려한 평상시의 준비가 얼마나 있는지 잘 안 보인다. 지방정치에 뜻을 둔 사람들을 모아 교육하고 토론하며 그 능력을 키우는 정치훈련의 마당이 전혀 없고 당내에서 후보자들의 자질을 검증하는 기회조차 없이 단순히 형식적 경선에 맡긴다.

해남은 모든 국민들이 한번 와보고 싶은 고장이었으며 한반도의 시작으로서 희망이었고 해남에 서있는 것만으로 의미 있는 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해남사람인 것이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군민들은 물론 향우들도 야단이다.

이번 도의원 선거에는 두 정당의 공천자만 후보로 나서 군민들의 선택의 폭은 좁지만 연고나 돈에 기초한 조직력에 따라 투표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부정적인 과거의 관행에 따른 선거문화와 풍토를 척결해야 해남군의 발전과 해남군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해남의 지방정치는 바로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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