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화·직불금 등 농가 벼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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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멈추지 않는 쌀값 하락 해남경기 침체
2. 쌀 감축 정책 쌀산업 해답 될 수 없다
3. 쌀 소비 감소 가공사업 활성화 필요
4. 쌀값 안정화 해남만의 대책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2016년 벼 재배면적은 77만8734㏊로 전년 79만9344㏊보다 2.6%(2만610㏊) 감소했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감소한 2만610㏊는 해남군의 2016년 논벼 재배면적(1만9910㏊)보다 더 크다.

통계청은 시설공사, 건물건축, 공공시설 증가 등에 따른 경지면적 감소와 타 작물 전환을 권장하는 정부 정책 등의 영향으로 벼 재배면적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재배면적 감소에도 지난해 산지 쌀값은 80㎏가격이 20여년만에 13만원선이 무너졌다. 이는 전년보다 2만원 이상 폭락한 것이다. 쌀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쌀 재배면적이 감소될 필요성은 있지만 쌀 재배면적 감소만이 쌀값 안정의 답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우리나라 벼 재배면적은 2006년 95만5229㏊, 2010년 89만2074㏊, 2016년 77만8734㏊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면 80㎏ 산지 평균 쌀값은 2006년 14만8075원, 2010년 13만7416원, 2016년 12만9711원으로 하락했다. 2012년 17만3692원, 2013년 17만4707원 2016년 12만9711원으로 크게 폭락했다.

쌀 도매가격(상품 20㎏)도 2006년 3만6989원, 2010년 3만3390원, 2013년 4만4151원, 2016년 3만6188원으로 쌀 재배면적은 꾸준히 감소하는 반면 쌀 가격은 인상과 하락을 반복하다 지난 2013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프 1 참고>

▲ 5월부터 본격적인 모내기가 시작되는 가운데 정부가 쌀값 안정화를 위해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5월부터 본격적인 모내기가 시작되는 가운데 정부가 쌀값 안정화를 위해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시군별 논벼 재배면적에 따르면 해남의 논벼 재배면적은 2011년 2만1561㏊, 2012년 2만882㏊, 2013년 2만857㏊, 2014년 2만973㏊, 2015년 2만1546㏊, 2016년 1만9910㏊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정부는 올해 쌀 재배면적을 더욱 감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전국적으로 재배면적 중 3만5000ha를 줄이기 위해 지자체별로 목표 면적을 설정했다. 올해 감축할 벼 재배면적은 서울 여의도(2.9㎢) 면적의 120배에 달한다.

전라남도는 이 중 7243㏊(자연감소 3206㏊, 논 타작물 4037㏊)의 면적을 줄일 예정이다. 이는 전국의 20.9%에 달한다. 해남군의 감축물량은 자연감소 386㏊, 논 타작물전환 485㏊ 등 871㏊로 전남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한다.

정부는 벼 재배면적 감축 실적을 공공비축미 매입 시 인센티브로 부여하는 등 정책도 펼칠 계획이라 밝히며 농가들을 압박하고 있지만 사실상 지금과 같은 농업현실에서 농가의 타작물 유도는 현실성 없는 정책이다.

단수 증가로 생산량 감소는 둔화

정부는 논작물전환으로 쌀 대신 조사료와 콩 등의 작물을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작물의 소득이 벼 소득에 미치지 못하다보니 농가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또한 농작물의 손실을 정부가 보조해주는 보조금인 직불금도 벼와 콩 등이 크게 차이나 작목 전환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타 작물재배시 지급되는 직불금을 벼농사 수준까지 올리는 등 직불금 제도도 현실에 맞춰 개선될 필요가 있다.

벼는 변동직불금이 211만원, 고정직불금이 101만원 지급돼 ㏊당 320여만원의 직불금을 받는다. 반면 콩 등은 고정직불금 100만원만 지급돼 차이를 보인다.

전라남도와 해남군은 매칭사업으로 논에 타작물을 재배할 경우 지원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상 20㏊밖에 사업량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공공비축미 수매 등 판로가 안정적인 쌀에 비해 작목을 전환할 경우 판로가 보장 되지 않는 문제도 개선돼야 할 사항이다.

김권선 해남군 친환경농산과 농사팀장은 "들녘경영체 등록을 위해서는 논에 일정량의 타작물을 재배해야 접수가 가능하며 밤호박 재배를 위한 하우스 지원사업도 벼 재배면적 감축을 위해 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축산농가의 조사료 생산 등과 연계해 벼 감축을 위한 홍보를 하며 농가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쌀값이 지금과 같이 하락하는 데는 국내 쌀 생산량이 많다기보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의해 밥쌀용 쌀까지 수입해오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높다. 또한 재배면적은 감소하고 있지만 쌀 단수(10a당 생산량) 증가로 생산량 감소는 재배면적 감소세에 비해 둔화된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전국의 논벼 재배면적은 77만7872㏊로 2006년 94만5403㏊보다 16만7531㏊ 감소했다.

반면 생산량은 지난 2016년 419만4618톤으로 2006년 464만6611톤 보다 45만1993톤 감소하는데 그쳤다. 재배면적은 17.7% 감소한 반면 생산량은 9.7% 감소한 것. 이는 10a당 생산량이 2006년에는 491㎏, 2011년 496㎏, 2016년 539㎏ 등으로 매년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래프 2 참고>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정부의 대책 없는 대체작물 정책이 타 농산물 가격폭락을 일으킨 경험을 수없이 겪은바 있어 그 영향은 벼농가 뿐 아니라 전체 농업계로 이어질 것이다"며 "외국쌀이 들여온 만큼 우리쌀 생산을 줄이는 것은 우리 농민의 희생 위에 외국 농업자본가의 이익을 지켜주겠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쌀 수입 재고 누적 원인 중 하나

우리나라는 UR협정 이후 쌀 관세화 유예 대가로 도입한 의무수입량은 지난 1995년 5만1000톤에서 2014년에는 40만9000톤으로 증가했다. 2004년 쌀 재협상 결과 의무수입량의 일부를 밥쌀용으로 도입하기로 했으며 농민들의 반대에도 현재까지 밥쌀용 쌀 수입을 이어가고 있다. 쌀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상황에서 의무수입량은 재고를 누적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국내 쌀 수급에 부담이 되고 있다.

쌀 재고량이 많다보니 정부에서 재고미를 언제 시장에 풀지 몰라 산지에서는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수확기 RPC 등 산지유통업체에서 원료곡을 매입해 시장이 안정되겠지만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소극적으로 매입하고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농촌경제연구권에 따르면 쌀 재고량이 1% 증가하면 가격은 0.12%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재고미를 관리하는 데는 막대한 재정적 부담도 소요된다. 쌀 재고 10만톤을 관리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보관료 61억원, 고미화에 따른 가치 하락 220억원, 금융비용 35억원 등 연간 316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고미로 오래 보관되면 식량으로 사용할 수 없어 사료용 등으로 나가며 농민들이 피땀 흘려 수확한 쌀이 원래의 가치로도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작황에 따라 적정량을 초과해 생산된 물량은 익년도 처분 원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 또한 논벼를 재배한 농지를 대상으로 향후 3년간 벼 뿐만 아니라 기타 상업적 작물을 일절 경작하지 않는 조건으로 일정 비용을 지급하는 생산조정제도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수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스템 도입도 쌀 정책대안으로 거론된다.

우리나라의 쌀 공급 과잉 문제 해결을 통한 쌀값 안정화를 위해서 수입쌀 도입·관리에 대한 검토 뿐만 아니라 쌀 수출, 수입쌀을 이용한 쌀 가공품 수출 등 다양한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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