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 연호마을 박칠성·박수열 씨

▲ 황산면 연호마을 박칠성 이장(오른쪽)과 박수열 씨가 경찰과 함께 마을에 든 도둑을 잡았다.
▲ 황산면 연호마을 박칠성 이장(오른쪽)과 박수열 씨가 경찰과 함께 마을에 든 도둑을 잡았다.

황산면 연호마을 박칠성(57) 이장과 박수열(50) 씨가 마을의 빈집을 털려는 도둑을 발견하고 경찰과 함께 1시간여 동안 추적해 잡았다.

지난 10일 오후 3시 30분쯤 논일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던 박 이장은 비어있는 이웃집의 창고 문이 열려있고 그 안에서 낯선 사람이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박 이장은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이웃집에서 나오자 무슨일인지 물어보니 자기 차가 빠졌는데 트랙터로 끌어달라고 부탁하러 왔다며 얼버무렸다"며 "그 집에는 트랙터가 없어 이상하다고 생각해 더 물어보니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상함을 느낀 박 이장은 자신이 차를 빼주겠다며 같이 가자고 하자 낯선 사람은 박 이장을 등지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박 이장은 '도둑이구나' 생각하며 경찰에 신고하고 뒤쫓기 시작했다. 도둑을 쫓던 박 이장은 양파에 물을 주려고 밭일을 하던 박 씨가 보이자 '도둑이다'를 외쳤다.

박 씨는 "이장님의 도둑잡아라라는 목소리가 들려 일하다 말고 돌아보니 어떤 남자를 쫓고 있었다"며 "어떻게든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달렸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논과 밭을 가로질러 도망가는 도둑을 잡기 위해 달렸지만 도둑은 두 사람과 일정거리를 유지하고 잡히지 않았다. 그러다 도둑이 갑자기 사라져 경찰과 함께 마을을 수색하던 중 빈집부근에 숨어있던 도둑을 발견하고 다시 추격전이 시작됐다.

도둑은 급기야 산으로 도망가 두 사람은 경찰과 해양대에서 의무승선을 마치고 휴가를 나온 박 이장의 아들 박근오(26) 씨와 함께 따라가 도둑을 검거했다.

박 이장은 "처음에는 미심쩍어 보여 쫓아가 잡았는데 경찰 조사 결과 도둑이었고 마을주민 중 피해를 입은 사람도 있었다"며 "마을에 더 큰 피해가 입기 전에 막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박 씨는 "지금껏 절도범이 없었고 노약자가 많은 마을이라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쫓아갔다"며 "방범대 활동과 농작업으로 체력이 좋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해남경찰서는 검거된 도둑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추가 여죄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도둑은 렌트카를 빌려 전국을 돌며 절도행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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