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수(향교삼호학당 학장)

 
 

오는 22일은 '세계물의 날'(world day for water)이다. 수질이 오염되고 먹는 물이 부족해 물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1992년 11월 제47차 국제연합총회에서 물의 날을 제정 선포하였고, 우리나라는 1994년부터 기념행사를 시작했는데 우리 해남은 그 해 물이 가장 맑다는 대흥사에서 각급기관·단체 임직원 등이 플래카드·피켓 등을 들고 나와 성대하게 첫 행사를 열었었다.

필자는 당시 물을 관리하는 농어촌공사에 몸담고 있었기에 똑똑히 기억하고 관심 또한 남다르다. 사람은 물로 산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인 듯 싶다. 사람의 몸은 70%가 물로 되어 있고, 70일 동안 먹지 않아도 살 수는 있으나 물을 하루만 안 먹어도 기진맥진하게 돼 열흘을 버티지 못한다고 하니 '물로 산다'는 말에 실감이 간다.

그만큼 물이 소중한 존재임에도 공기와 햇빛 고마움을 모르고 살 듯 물을 업신여기고 살고 있다. '물 쓰듯 하다'는 속담에서 어렴풋이 그 요인을 찾을 수 있다. 고대 사회에서는 물을 헤프게 써도 됐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인류의 발상지는 모두 물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듯 삶은 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요 불가결한 존재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 연 강우량은 1400mm로 추정되나 이 비가 여름철, 특히 일부 지역에 집중화되어가고 있음이 염려스럽다. 총 강우량의 이용률은 27%에 불과하다. 이미 우리나라도 물 부족국가로 분류돼 있으나 우리 국민이 다함께 아껴 쓴다면 크게 걱정이 안 되겠지만, 대부분이 헤프게 쓰고 있다. 대중목욕탕에 가서 씀씀이를 보면 금방 알 수가 있다.

물은 만들 수도 없고, 돈으로 살 수도 없어 목숨과도 같기에 해결책은 아껴 쓰는 방법 뿐이다.

또 먹는 물도 물 나름이다. 오염 되지 않고 깨끗한 물을 마셔야 국민건강이 보장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좋은 물, 깨끗한 물, 맛있는 원천수를 찾으려고 험한 길도 마다않고 헤맨다. 이왕이면 그런 물이 좋겠지만 지나쳐도 안 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용천수를 마셔도 마음이 비뚤어져 있다면 맛이 있을 수 없다. 땀 흘려 일한 후 마시는 물은 비록 수돗물이라도 맛있다. 늘 마음이 문제다.

그 물을 마시면 모든 병이 치유된다는 기적의 물이라 불리 우는 프랑스의 '루드르샘'은 성모 마리아의 감사가 깃들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욕심이 많아 오르려고 하지만 물은 탐내지 않고 자기를 낮추어 내려가기를 좋아한다. 내려가는 길에 바위를 만나면 비껴가고, 웅덩이가 있으면 채워준다.

우리 사회가 물처럼 산다면 갈등도 분쟁도 없는 지상천국이 될 것이고 물 부족 국에서 벗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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