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금(전 서울시의원)

 
 

5천년 유사 이래 유례가 없는 국정농단 사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은 박근혜 대통령의 능력과 자질이 부족함에 있다. 내 유년시절에는 면장 딸이나 손녀만 되어도 아무하고나 어울리지 않았다. 이는 본인의 선택이 아니라 어른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그녀만의 교만이나 자기중심의 독특한 성격 형성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하물며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의 딸로 태어났으며 친구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과 자연스런 소통이 불가능했다. 더구나 18년이라는 아버지의 오랜 통치 기간 중에 형성된 보수 기득권과 언론은 과대 포장까지 했다. 권력 위에서 태어나 보고 듣고 배운 것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베일 속에 가려져있던 자연인 박근혜의 민낯을 특검과 탄핵 덕분에 국민들은 이제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집무실과 사저를 구분하지 못하는 업무 스타일. 예전에는 흔치 않았던 '혼밥'의 모습은 선뜻 이해할 수 없다.

국가 기강은 무너지고 나라의 위상은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되었으니 이는 '깜이 안 되는 사람'이 대통령 노릇을 했기 때문이다.

결론은 이런 모든 책임이 국민 모두에게 있듯이 우리 고향 해남군수의 연이은 구속사태도 해남군민의 책임이다.

내리 세 사람이나 구속되어 전국 각지의 출향 향우들은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고 말문을 열 수도 없다. 유권자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하며 지도자의 능력과 자질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우리는 대통령과 해남군수 사건에서 똑똑히 보았다.

오랜전 부터 군수 선거 때마다 우리끼리 했던 솔직한 말로 "그 사람이 군수감이 되느냐?" 혹은 "학력은 그렇다 치더라도 경력이 너무 미천해 군수 노릇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고 우려했던 사실이 현실화 된 것에 불과하다.

마치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의 딸이라는 것 외에 내놓을 것 없이 당선된 것처럼 해남군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 사람 모두 능력과 자질도 문제였지만 연이은 구속사건은 군민의 체면과 사기에 치명상을 입혔으며 민심마저 어지럽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군수의 장기간 공백사태는 군정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와 2016년도에는 1000억원 이상을 집행하지 못했다.

대통령이 국가를 통치하듯 군수는 군정을 책임진다. 이제는 군수 선거 때 일가 친척이나 선후배 따지지 말고 능력과 인품 검증에 최선을 다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군수에 대한 변화 혹은 개혁은 군민 모두가 힘을 합쳐 참여하고 연대할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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