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경전 싣고 누운 창건사
물고기·게 새겨진 독특한 부도

▲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달마산은 거친 기암괴석 암봉과 암릉의 향연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달마산 정상은 너른 촌락과 해안 경관을 조망할 수 있으며 천년고찰 미황사와 신비로운 도솔암을 품고 있다.
▲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달마산은 거친 기암괴석 암봉과 암릉의 향연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달마산 정상은 너른 촌락과 해안 경관을 조망할 수 있으며 천년고찰 미황사와 신비로운 도솔암을 품고 있다.
 
 

송지면 서정리 달마산(達摩山)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수려한 능선이 아름다운 산이다. '남도의 금강산'이라는 별칭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으며 높이는 489m이다. 송지면과 북평면의 접경지역인 달마산은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 능선을 따라 산행하면 주변 해안 경관도 함께 바라볼 수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고종 5년(1218) 중국 남송의 배가 달마산 동쪽 바다에 표류했다가 '이름만 듣고 멀리 공경하여 마지 않았더니 가히 달마대사가 살고 계실만 하다'며 참배하고 달마산을 화폭에 담아갔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를 통해 달마산의 지명은 달마대사와 관련되어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달마산 중턱에는 거친 기암괴석을 병풍으로 두르고 동백나무 숲에 감싸인 미황사가 위치하고 있다. 수수한 대웅전은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강한 인상을 남긴다. 숙종 18년(1692)에 병조판서를 지낸 민암이 짓고 이오가 쓴 미황사사적비명에 따르면 미황사의 창건은 경덕왕 8년(749) 신라 의조화상이 달마산 아래 사자포구에서 석주(石舟)를 맞이하면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이연숙 전남문화관광해설사는 "지금의 땅끝마을인 사자포 앞바다에 나타난 돌배 한 척에는 경전과 불상이 들어있는 금함과 검은 바위가 있었으며, 바위가 깨지면서 검은 소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이날 밤 의조화상의 꿈에 자신이 우전국의 왕이라는 금인이 나타나 경전과 불상을 소에 싣고 가다 소가 멈춘 곳에 절을 지어 안치하면 국운과 불교가 크게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며 "의조화상이 금인의 말대로 하자 소가 달마산 중턱에서 한 번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한참 가다가 크게 울며 넘어져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처음 누운 곳에 통교사를 세우고 마지막 멈춘 곳에 미황사를 세웠다고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미황사창건설화는 불교의 남방해로전래설에 해당하며, 미황사가 중국을 통해 불교가 전래된 것이 아닌 인도에서 바다를 통해 불교가 건너와 창건된 사찰이라는 점을 추정하게 한다.

미황사 대웅전은 18세기 건물로 보물 947호에 지정돼 있고 천 불의 부처님이 그려져 있어 세 번만 절을 올리면 한 가지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또 다른 보물로는 1183호 응진당, 1342호 괘불이 있다. 1727년 제작된 미황사 괘불은 높이 12m, 폭 5m이며 가뭄에 내걸고 제사를 지내면 비가 내린다는 설이 전해진다.

대웅보전에서 세심당을 지나 남쪽으로 난 산길 500여m를 따라 올라가면 동쪽에 21기의 부도와 5기의 탑이 있는 부도전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 곳에서 서쪽으로 100m 가량 오르면 6기의 부도가 나타난다. 게·거북이·물고기 등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생물이 조각되어 있고 승탑의 주인들은 주로 조선 후기 서산대사의 제자 소요대사의 법맥을 잇는다.

달마산 12암자 기록 전해져
하늘과 암릉 사이의 봉수지

미황사는 1597년 정유재란의 병화로 불에 탄 적이 있으며 이후 중창불사를 통해 중건되어 왔다. 150여년 전까지 스님이 40명 가량 존재하는 큰 절이었으나 1897년 중창불사를 위해 해안을 돌며 군고패 순회공연으로 사주를 모으던 중 완도 청산도로 향하는 길에 큰 폭풍을 만나면서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지금은 미황사 중창불사의 뜻을 잇는 스님들의 활동으로 많은 이들이 다시 찾는 절이 되었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달마산에는 미황사를 비롯해 12개의 암자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 중 도솔암·부도암·소림굴·벽관만 복원되었으며, 도솔암은 1만 불상을 간직한 것처럼 보이는 달마산의 오른쪽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도솔암은 기암괴석 절벽 사이에 살포시 얹은 듯한 작은 암자이다. 하지만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위치해 강인한 인상을 주고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황사에서 도솔암까지 1시간 가량 산행을 통해 걸어가는 방법과 도솔암 주차장에 차를 대고 15분 가량 걸어가는 방법이 있다.

도솔암에서 8km 가량 떨어진 달마산 정상은 불썬봉이라고 불린다. 이곳에는 숙종 이후에 설치된 것으로 짐작되는 달마산봉수지가 있으며 동·서·남 연해를 조망할 수 있고 암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천혜의 지형 조건을 갖춘 곳이다. 달마산봉수지의 동쪽은 이진진성과 달량진성이, 북쪽에는 해남읍성이 있어 화산면 관두산봉수지를 통해 연락을 취하기 위한 봉대로 추정된다.

 

 
 

산 정상 구름길 절경… 작은 암자 도솔암

도솔암은 좁은 오솔길 사이로 거친 기암괴석과 너른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사색길이다. 신비롭고 독특한 풍광을 갖고 있어 드라마 촬영 명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도솔암을 받치고 있는 큰 바위 밑에는 1년 내내 마르지 않는다는 용담이 있다. 미황사를 창건한 의조화상이 도를 닦으며 낙조를 즐겼다고 전해지며, 2~3m 정도의 높이의 굴 속에 항상 샘물이 고여 있어 여름에는 서늘함까지 느껴지는 곳이다.

용담에는 천년을 기다려 맑은 기를 모아온 용이 살고 있다가 천년이 되는 날 승천했고 살고 있던 바위가 샘이 되었다는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신비의 바닷길 송지면 대죽리 조개체험장

해남에도 신비의 바닷길이 존재한다. 송지면 땅끝마을 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대죽리는 썰물 때면 마을 앞 섬까지 하루 2차례 바다가 갈라지며 1km에 걸쳐 갯벌이 드러난다.

대죽리 어촌계는 지난 2001년 이곳에 조개잡이 체험장을 조성했다.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의 입장료를 내면 바지락 캐기 체험을 즐길 수 있으며 물때를 맞춰 가야한다.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장화·호미·바구니는 현장에서 제공한다.

또한 섬 사이로 지는 일몰이 아름다워 방문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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