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남(전 전남도청 과장)

 
 

다가오는 3월 2일 10시 30분부터 해남 문화예술회관 다목적실에서 순국열사 및 애국지사 358분의 제11회 해남 항일운동합동추모제 행사가 엄숙하게 거행됩니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전사 68위,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전사 35위,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전사 14위, 1894년에 자행된 동학농민혁명 당시의 일본군 참살 67위, 1909년 대흥사 심적암에서 일본군 참살 66위, 기미 3.1운동 가담자 옥사 및 투옥 75위, 1929년 광주학생운동 및 1934년 전남운동협의회 가담자 투옥 35위 등의 처참한 역사적 단면을 살펴보면, 현재까지 밝혀진 수치일 뿐 이름 없이 사라져간 분들은 얼마나 많았을지 감히 짐작이 어렵습니다.

1894년 여름에 동학농민군이 지금의 해남군청이 자리한 해남읍성을 점거하고 부패한 토호세력을 심판하면서 농민 중심의 농민의 정치를 잠시라도 행했다는 사실로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했던 열망이 그 당시 얼마나 간절했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1909년 7월 8일 일본헌병부대가 대흥사 심적암을 심야에 습격해 침허당 상좌스님 등 6분과 항일의병 30명을 총·칼로 무참히 참살하고, 인근 계곡·산으로 피신한 항일의병 30여명을 체포해 혹독한 고문 끝에 결박한 후 한데 묶어 짚마람으로 둘러싸고 불을 질러 소사시키고 심적암을 전소한 사건은 지금 생각해도 치가 떨릴 뿐입니다.

이와 같은 애국 충절의 고장 우리 해남은 군민 화합은 오간데없고 군민들은 군수나리 뽑다가 세월 보내고, 선출된 군수들도 제대로된 군정 방향을 중·장기적으로 설정하여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해 예전의 웅군의 기세는 어디 가고 인근 시군에 비해 오히러 낙후되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우리 해남이 축제다운 축제하나 융성하지 못할 때 장흥은 군수 3대를 이어 토요시장, 우드랜드, 통합의학박람회를 전국적으로 자리매김을 했고, 강진은 황주홍 군수에 이어 행정고시 출신 현 군수가 다산초당, 가우도, 청자도요지, 마량놀토수산시장을 패키지화해서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고, 완도군 또한 행정고시 출신 전군수가 3선을 재임하면서 전국 제일의 수산군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해남은 학연·지연·종교·혈연·정치 권력 등으로 편가르기를 그만하고, 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주장하신 '행동하는 양심'으로 거듭나서 화기애애한 해남사랑을 듬뿍 껴안고 함께 살아가는 참모습들이 들불처럼 번져 새로운 해남시대를 열어 나가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일정이 허락되시는 분들께선 항일운동 합동 추모제에 동참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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