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예산 삭감된 후 대책 못세워
군민 의견수렴 추진위 대안으로

장흥군에 들어선 작은영화관은 1년 동안 7만2000여명이 관람했다. 티켓을 비롯해 팝콘과 음료수 등의 판매수입은 5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장흥 작은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은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기도 했다.

강원도 삼척시에도 지난해 작은영화관이 들어섰다. 이곳은 개관 4개월만에 7만 삼척인구에 육박하는 5만명이 영화를 관람했다. 작은영화관에서는 최신 영화들이 상영되다보니 그동안 인근 지역으로 영화를 보러가야 했던 불편이 없어지고 비용도 감소해 경기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작은영화관이 지역주민들의 영화관람 욕구를 충족해주면서 전국 자치단체별로 속속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해남군은 올해 관련 예산마저 세워놓지 못하고 있는 등 여전히 진통이 계속되고 있어 조속한 추진을 원하는 군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군은 지난해 작은영화관 건립을 위해 부지매입 예산을 군의회에 요청했지만 위치 등을 문제 삼아 군의회가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

특히 영화 관람을 위해 목포 등으로 가는 군민들이 많은 상황에서 영화 관람이 쇼핑과 외식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등 군민들의 소비가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 가뜩이나 침체된 지역경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최근에는 작은 영화관이 해남읍 어디에 있는 가 보다 해남에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까지 커지고 있다.

당초 작은영화관은 공공건물 등을 리모델링 하는 수준에서 사업이 추진돼 국비 5억원과 도비 1억5000만원, 군비 3억5000만원 등 총 10억원의 예산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장소를 선정하지 못하면서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신규로 건물을 건립해야하는 상황에까지 놓였으며 이에 따라 토지를 매입해야만해 사업비가 30억원으로 껑충 뛰었었다.

군은 작은영화관 후보지로 해남동초교 인근 부지를 선정하고 15억원의 부지매입비를 지난해 9월 제3회 추경예산안에 편성해 군의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예산안을 심의하는 군의원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리며 결국 찬반 투표까지 진행돼 김병덕 의원이 낸 삭감 수정안에 7명의 의원이 찬성, 4명의 의원이 반대하며 부지매입비가 삭감됐다. 예산이 삭감되면서 국도비로 확보한 6억5000만원의 예산도 반납됐다.

군은 내부적으로 결정한 부지에 대한 반대로 예산이 삭감되자 현재까지도 이렇다 할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읍내 많은 부지를 검토했지만 감정가로 구입할 수 있는 부지는 동초옆 부지 뿐이었다"며 "올해는 군비만으로 사업을 실시해야하며 현재까지 새로운 대안을 찾지 못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군의회에서 매일시장 현대화 사업과 연계한 추진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지만 매일시장 구간은 교통이 혼잡하고 현대화 사업이 언제 착공돼 완공될 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때문에 군과 군의회, 군민들로 구성된 작은영화관 추진위원회를 꾸려 원점에서부터 다시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추진위원회에서 폭넓게 군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2~3곳의 부지를 안으로 제시하고 이에 대한 여론조사 등을 통해 부지를 하루빨리 결정하자는 것.

A씨는 "군민들의 영화 관람에 대한 욕구는 갈수록 높아지는데 군에서 이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으며 군의회도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 군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위원회를 꾸려 동초교 옆 부지를 포함해 원점에서부터 다시 논의될 필요가 있다"며 "군민들에게는 크지 않는 읍내권 중 어디에 들어서는지 보다 언제나 들어설 수 있을지가 더 큰 관심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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