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분야에 몰아친 어려움이 유난했던 병신년이 저물어 간다.

쌀값하락과 재고미의 폭증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3년 연속 하락추세의 산지 쌀값은 20여년전 수준으로 되돌아갔고 이로 인한 농가의 소득 감소와 재고미 처리문제는 특단의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쌀값이 적정수준을 유지 하지 못함에 따라 변동직불금의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국가재정에 주름살이 가고 농가가 정부로부터 받은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 우선지급금의 일부를 내년 초 반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진행형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초동 대처가 미흡했던 탓에 전국 방방곡곡이 위험에 노출되어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까지 치닫고 있다. 이미 살처분한 가금류의 숫자가 27일 기준으로 2730만 마리를 넘어서 AI가 처음 발생한 2003년부터 작년까지 살처분 된 전체가금류 수의 60%를 넘어섰다. 구제역과 번갈아 발생되는 가축전염병의 주기가 짧아지고 피해는 확대되고 있어 경제적 손실과 축산업의 기반훼손은 물론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월28일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반부패 투명사회 건설이라는 입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화훼·한우·인삼 등의 농축산물 소비를 위축시키고 과일은 소포장을 위한 포장재비와 유통비용 증가시킨 다는 점에서 농민들에게는 또 다른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절망적 상황, 벼랑 끝에 몰린 농업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농정의 혁신과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농부가 배를 곯아도 종자를 지키며 봄을 기다리듯이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굳센 의지로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과 각오로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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