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원 씨 가족의 행복한 모습. 사진 아래 왼쪽이 5살 이진성 군, 오른쪽이 13살 레황푹 군.
▲ 이상원 씨 가족의 행복한 모습. 사진 아래 왼쪽이 5살 이진성 군, 오른쪽이 13살 레황푹 군.

지난 10월 광주지방법원.

"베트남 아내의 아들도 제 아들입니다. 우리 아들이 하루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또 공부할 수 있도록 판사님이 도와주십시오"

베트남 아내의 13살 아들을 입양한 해남읍 구교리 52살 이상원 씨는 가족관계 증명서를 자랑하듯 보여준다.

동생 부인의 소개로 만나 6년째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베트남 출신 아내 응엔김응아 씨(40), 둘 사이에 태어난 5살 아들,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입양 허가를 받은 레황푹(13)의 이름이 또렷하게 적혀있다.

이 씨는 6년 전 베트남 아내에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결혼을 했다. 결혼식 당시 자신의 무릎에 스스럼 없이 앉고 밝은 미소를 보이던 레황푹을 보고 '내 아들이구나. 언젠가는 꼭 한국으로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내도 베트남 어머니집에 두고간 아들 생각에 항상 그리움과 걱정이 컸고 향수병까지 걸렸다고 한다.

이 씨는 레황푹을 데려오려면 입양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 서류가 복잡한데다 한국말을 모르는 상태에서 적응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아내와 수시로 대화를 나눴고 결국 올해 결정을 내렸다.

레황푹과 베트남에 있는 장모까지 한국으로 오게 한 뒤 우선 같이 있어보고 결정하자는 것이었다.

지난 6월에 한국에 온 레황푹은 걱정과 달리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며 특히 5살 동생을 친동생처럼 여기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고 지난 7월에는 아빠 나라말 경연대회에 참가해 은상까지 수상하는 등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씨는 범죄경력증명서와 소득증명서 등 30여 가지가 넘는 입양서류를 직접 발로 뛰며 마련하고 주위의 도움을 받아 레황푹을 양아들로 맞이하게 됐다.

"아내 아들이면 둘 다 내 아들이다. 행복하게 네 식구가 함께 지낼 수 있어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해남에서 주방장 일을 하며 저녁 늦게 들어오는 아내를 위해 손수 밥과 반찬을 마련해 저녁을 차리고 아내와 대화하기 위해 베트남어를 익히고 아빠 교육에도 적극 참석하며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이혼하자는 말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는 상원 씨.

행복한 다문화 가정을 위해서는 못사는 나라에서 아내를 데려왔다는 잘못된 의식을 벗어던지고 아내에 대한 진실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며 남편들의 더 많은 이해와 노력을 당부한다.

상원 씨는 아직 한국말이 서툰 아내와 레황푹의 한국 국적 취득이 내년 목표라고 한다.

밝은 미소가 떠나지 않는 이들 가족의 모습이 행복한 다문화 가정의 미래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