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나라 돌아가는 꼴이 난장판 같아 어지럽다.

'박근혜의 국가파탄'과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정국에서 이번 사태의 몸통이 대통령임을 확인하면서 많은 국민들은 깊은 좌절감과 함께 솟아오르는 분노감에 어찌할 줄 모르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일어난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 백남기 농민의 사망사건, 개성공단 폐쇄,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일 위안부 합의, 성주 사드배치와 현재의 한·일 군사정보협정 등을 보아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났다. 더구나 덜 가진 사람들이 겪는 생활상의 고달픔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100만명이 넘는 시민이 모여 '이게 나라냐!'며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수백명의 해남사람들과 함께 참석하여 오랜만에 민주주의 주권자로서의 외침을 쏟아냈다. 이후 지난 19일 해남에서도 500여명의 군민들이 군민광장에서 전국 동시다발 촛불집회를 열었고 이후 42개의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고 해남군민 1000여명이 참가하는 비상시국대회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지금까지 대통령 주도로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하는 줄로 알았으니 요사이 드러나는 진실을 보면 누군가에 의해 조정되는 인형이자 꼭두각시였다.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장관들이나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의 소통은커녕 국민들과도 공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비선라인에 의해 정책이 결정되고 이들에게 막대한 이권을 가져다주는 행위를 하고도 퇴임 후나 개인의 이권을 고려했다면 천벌을 받을 것이라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렇듯 기본이 안 된 무능력하고 자격이 없는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아연실색할 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하여 나라가 이 지경이 된 데에는 국무위원들의 책임이 큰데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국무위원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이기에 이제 국민과 대통령 중 어느 편을 선택할 것인지 결단하기 바란다고 했다. 다산 정약용 선생도 공법(公法)에 어긋나고 민생에 해를 끼치는 상사의 명령에는 절대로 굽히지 말고 제대로 자신의 주장을 펴야 한다고 했다.

최근 권력을 휘두르던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구속되어 감옥에 가게 되자 모두가 대통령의 지시로 한 일이라고 하는 모습에서 민주주의 국가의 고위공직자가 아니라 왕정시대의 내시나 환관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나라가 파탄의 지경에 빠졌음에도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를 받겠다던 대국민사과에서의 약속을 깨고 검찰수사를 거부하면서 국민의 뜻에 반해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려고 한다.

이에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거세져 대통령의 퇴진만이 정답이고 해결책인 것 같다. 스스로 퇴진을 하지 않으면 극단적인 상황에 도달할지도 모른다.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도 있다.

오는 26일에 서울에서 지난번 보다 더 많은 시민들의 참석이 예상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행동하는 양심을 가진 성숙한 민주시민이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촛불집회가 시민의 함성으로 권력교체만이 아닌 새로운 민주주의 역사를 쓰는 광화문 혁명, 11월 혁명으로 불리는 시민혁명의 분수령이 되어야 한다. 그 때까지 촛불이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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