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량 감소, 받아주는 곳 없어
전남도, 별도 수매 정부 건의

▲ 양재승 해남군수 권한대행과 김주환 해남군의장 등이 수발아 피해 논을 둘러보고 있다.
▲ 양재승 해남군수 권한대행과 김주환 해남군의장 등이 수발아 피해 논을 둘러보고 있다.

쌀 수확기 농민들이 쌀값 하락 뿐만 아니라 수발아로 인한 피해까지 입으며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발아된 벼는 사실상 공공비축미곡 등 수매가 불가능하고 수확량이 크게 떨어지고 팔 곳도 없어 막막한 실정이다. 여름에는 가뭄에 애를 먹던 농민들은 이젠 잦은 비를 탓하며 한숨만 늘어나고 있다.

해남지역을 비롯한 전남도내 곳곳에서 완숙기 지속된 강우로 논에서 수발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본지 2016년 10월 14일자 '잦은 비·강풍, 농작물 수확량 감소 불가피' 참고>

등숙기에 계속된 비와 고온현상이 지속되고 태풍 등에 의해 벼가 도복되고 잦은 비로 이삭의 낟알에서 싹이 나는 수발아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것. 특히 지난 일요일 15㎜의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수발아는 성숙기에 가까운 화곡류의 이삭이 도복이나 강우로 젖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이삭에서 싹이 트는 것으로 수발아한 씨알은종자용이나 식용에 부적당하다.

해남군의 정밀 조사한 결과 지난 17일 기준 267㏊정도에서 수발아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계곡면과 산이면 지역의 피해가 심각하다. 지난주 달관조사에서는 피해면적이 100㏊로 조사됐었다.

농민들은 "수발아 피해를 입은 벼는 수매를 거부당하기도 하고 헐값에 내다 팔수밖에 없다"며 "피해면적을 조사해 별도로 수매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재해에 대비코자 농작물 재해보험이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높다.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했더라도 피해율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받지 못할 수도 있는 것. 군에 따르면 올해 벼 재배면적 중 45% 정도가 재해보험에 가입해 지난해 35.6%보다 10% 정도 늘었다.

수발아 피해가 심각해지자 양재승 해남군수 권한대행과 김주환 해남군의장 등은 관계 공무원들과 함께 수발아 피해지역을 점검했다.

군 관계자는 "전남도에서도 수발아 피해품을 정부에서 전량 매입해 별도 시장격리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며 "수발아 피해벼는 공공비축미곡 등과 섞이지 않도록 별도로 관리하다가 정부의 계획에 따라 반출해야 한다는 점을 농가에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라남도는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으로 발생한 백수피해 벼에 대해 잠정등외로 매입했던 것과 같이 올해 수발아 피해품을 전량 매입해 별도 시장격리해 줄 것을 지난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건의했다.

또한 피해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속한 복구비 지원을 정부에 요청하는 한편 벼 재해보험 가입농가에 대해서는 NH손해보험사의 신속한 손해 평가와 보상이 이뤄지도록 협조를 구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수발아 피해를 입은 벼를 매입할 계획으로 매입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한 정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