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출하 나락값 하락요인 우려
쌀 값·쌀 산업 보호방안 필요

쌀값 폭락으로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쌀값 안정과 지역의 쌀 산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역 농협들이 지역내 쌀 수매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쌀값이 계속해 하락세를 보이고 쌀 소비마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쌀값 폭락의 주범인 쌀 수입을 계속하고 있으며 재고미에 대한 이렇다 할 해결방안도 제시하지 못하며 쌀 산업 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대부분 지역농협들은 자체수매 나락에 대해 농가들이 원하면 전량 수매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미곡종합처리장(RPC)이 없는 지역농협들은 지역에서 생산된 쌀을 전량 수매하기에 기반시설이 부족하는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특히 산이면은 넓은 간척지를 가지고 있어 14개 읍면 중에서도 쌀 생산량이 많은 지역으로 꼽히지만 산이농협은 RPC가 없다보니 수매물량에 한계가 따르고 있다.

정거섭 산이면농민회장은 지난 5일 해남군농민회가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가진 해남군과 해남군의회와의 면담자리에서 "산이면 지역은 넓은 간척지에서 많은 양의 쌀이 생산되지만 산이농협이 지난해 20만가마를 수매하는데 45일이 소모되는 등 수매할 수 있는 시설과 시간이 부족해 전량 수매를 해줄 수 없는 상황이다"며 "이렇다보니 농민들은 쌀값이 조금이나마 괜찮을 때 민간RPC에 낼 수밖에 없어 쌀 대책을 수립할 때 산이면의 상황이 고려돼야 한다"고 건의했었다.

산이농협은 올해 14~15만가마의 나락을 수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농민들에 따르면 산이면에서는 매년 55만가마의 나락이 수확되고 있는 실정이다.

해남군농민회 관계자는 "농협에서 수매하지 못하는 물량들이 홍수출하되면서 해남지역 나락값의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일부 농협들은 외지에서 나락을 구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농협 간 협의를 통해 외지보다는 지역내 물량을 우선 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안과 신안 등 해남 외 지역에서 나락을 구입할 것이 아니라 지역내 타 면지역에서 구입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 농협 간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A농협 미곡종합처리장 관계자는 "요즘은 관내 생산량이 충분해 예전보다 외지 물량이 줄었으며 대부분 관내 물량만으로 소화하고 있다"며 "면이 다르더라도 농가에서 수매를 요청할 경우 농협의 여건이 되면 되도록 지역의 나락을 수매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 수매가 가을에 집중되다보니 농협도 보관능력 때문에 살 수 있는 물량에 한계가 있다"며 "물량이 필요할 경우 봄철 수매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봄철에 수매하기 위해서는 농가에서 나락을 보관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 농가 여건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한 한해 농사를 지어 생활하는 농민들로써는 가을에 수매대금을 받지 못하면 다음해 영농뿐만 아니라 생활에까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수매를 서두르고 있어 지역내 쌀값 안정과 수매를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시 되고 있다.

농협들도 창고마다 쌓여있는 재고쌀에 조합원들의 수매가 인상 또는 동결 요구를 무시할 수 없어 계속해 적자만 쌓이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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