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 감수하며 전통가옥 지켜
마을 전체 중요민속자료 지정

▲ 조선시대의 모습이 남아있는 하회마을은 기와지붕과 초가지붕이 어울려 전통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 조선시대의 모습이 남아있는 하회마을은 기와지붕과 초가지붕이 어울려 전통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 한옥에 자리한 보건소.
▲ 한옥에 자리한 보건소.
▲ 기와돌담.
▲ 기와돌담.
▲ 하회마을의 중심인 삼신당.
▲ 하회마을의 중심인 삼신당.

l 싣는순서 l

1. 지역 문화예술 얼마나 알고 있나
2. 사라졌던 용줄다리기 다시 세상으로
3. 해남강강술래 새로운 생각이 필요하다
4. 강원도의 색을 품은 매지농악
5. 조선시대의 모습 그대로 간직한 하회마을
6. 백제가요 정읍사 악극으로 전해져
7. 지역 문화예술 계승을 위한 방안 마련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에 있는 하회마을은 조선 전기 이후의 전통적인 가옥이 현재까지 보존되어있는 민속마을이다. 마을에는 현대식 가옥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기와집과 초가집에서 생활하는 지역주민과 전통적인 외형외에도 유교문화가 살아있는 곳이다.

풍산류씨가 600여년간 대대로 살아온 집성촌인 하회마을은 지난 1984년 이례적으로 마을 전체가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됐다. 같은해 마을주민자치 기구인 안동하회마을보존회가 법인으로 창립하면서 꾸준히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하회마을은 낙동강 줄기가 마을을 싸고도는 형태를 띠고 있다. 마을 이름인 하회(河回)라고 한 것도 낙동강이 'S'자 모양으로 마을을 감싸며 흐르는데서 유래됐다. 마을의 집들은 600여년 전 류종혜가 입향할 때 심은 것으로 전해지는 삼신당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강을 향해 비치되어있다.

하회마을에 있는 가옥들은 전통 가옥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지만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낙동강을 향해서 배치되어있는 가옥들은 좌향이 일정하지 않다.

조선시대 당시 임진외란의 일등공신이었던 류성룡이 태어난 곳이기도 한 하회마을은 풍산류씨 집안의 고택이 곳곳에 남아있다.

마을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것만 보더라도 마을 내에 얼마나 다양한 문화재가 산재되어있는지 느낄 수 있다. 마을내에는 국보 2, 보물 4, 사적, 중요민속자료 10, 무형문화재 1 등 총 22개의 문화재가 산재되어있다.

하회마을은 오래된 고택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서민들이 놀았던 화회별신굿탈놀이와 선비들의 풍류놀이인 선유불줄놀이가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전통 생활문화와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국의 전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하회마을은 지난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2세의 방문 후 더욱 유명세를 탔다. 외국 관광객도 한국의 전통을 보기 위해 하회마을을 찾았다. 이후 마을주민과 지자체 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한 끝에 지난 2010년 7월 31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개최된 제3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사)안동하회마을보존회(이사장 류왕근)는 마을주민들의 자치기구 역할을 하고 있는 단체다.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종합하고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하회마을에는 120여세대의 20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120여 가옥이 있으며 이 중 12개 가옥이 문화재로 지정되어있다. 주민 중 100여명이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 중 3분의 1이 농사를 짓고 그 외의 주민들은 관광객 등을 위한 숙박, 상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하회마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 지정되기 전 마을정비를 시작했다. 문화재가 된 후 마을에는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요식업이나 기념품을 파는 상점이 많아져 고유의 전통문화를 느끼기 힘들었다. 이에 마을에 있던 매표소, 주차장, 식당 등 상점을 1km밖으로 옮겼다.

하회마을로 들어가는 초입에는 주차장과 식당가인 하회장터, 하회탈박물관, 매표소가 있다. 하회마을 내부에는 차량 통행이 제한되고 관광객들은 셔틀버스를 타고 10분가량 들어가면 하회마을을 볼 수 있다.

주민자치 안동하회마을보존회
전통 이어질 수 있게 뜻 모아

연간 120만명의 관광객이 하회마을을 찾고 주말이면 1만여명이 하루에 다녀가기도 한다. 평일에도 마을 주민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사람들이 실제 거주하고 있는 마을이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로 인한 문제도 발생하고 민원도 생겨난다. 이러한 것을 해결하는 자치적인 기구 역할을 하는 것이 안동하회마을보존회이다.

안동하회마을보존회를 중심으로 문화재청과 경상북도, 안동시의 후원을 받아 하회마을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회마을체험 프로그램은 마을이 가지고 있는 전통문화의 가치를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고 체험하도록 하면서 전통문화를 전승·보존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프로그램 운영과 진행은 마을 주민들이 힘을 합쳐 운영한다. 한국의 역사마을답게 주민들은 한복을 입고 관광객을 맞이하며 우리의 전통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에 있는 화천서원과 병산서원에서 1박을 하며 서원의 기능인 강학과 제례를 체험하는 서원문화 활용프로그램은 옛 선비들의 가치관과 자연관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세시풍속·민속놀이체험은 단오, 풋국·백중, 추석 등 계절별로 행해지던 세시풍속과 민속놀이를 경험한다. 이제는 잊혀져가고 있는 전통상례시연도 이뤄진다. 전통상례의 절차를 체험해보고 죽음에 대한 전통 인식과 의식을 배울 수 있다. 상여 짜기부터 상여 소리, 상여 행렬 등 전통상례를 직접 체험한다.

반가여인들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화전놀이와 내방가사 전수 교육도 이뤄진다. 또 하회마을의 고택을 활용해 1박을 하는 한옥체험에서는 서예체험과 마을투어, 하회별신굿 관람 등 하회마을을 직접 체험하는 코스로 이뤄진다. 종가음식을 만나볼 수 있는 내림음식 문화전승도 수시로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접빈다례·예절교육, 마을장인 체험, 가훈쓰기, 생활문화재연 등 마을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 인터뷰 | 류한철 안동하회마을보존회 사무국장

규칙과 원칙을 세우고 지켜야한다

 
 

- 오랜기간 동안 전통을 지켜나갈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인가?

하회마을주민들은 조상이 물려준 가치를 소중하게 여겼다. 새마을운동 당시 지붕개량 사업으로 슬레이트 지붕이 전국에 보급됐지만 하회마을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몇 가구가 지붕을 바꾸긴 했었지만 대부분 옛것을 지켜나가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이는 후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자산을 지키겠다는 목표가 있어서였다고 생각된다. 이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처음 정했던 규칙과 원칙을 확실히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보니 점차 불평이나 불만 등이 나올 수밖에 없고 결국 사업화되어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규칙과 원칙에 맞는 판단을 내린다면 그러한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다.

- 많은 관광객이 찾는데 문제점은 없나?

주말이면 만명의 관광객이 마을을 찾는다. 주민보다 많은 관광객이 마을을 돌아보기 때문에 아무래도 불편함은 있다. 마을주민들은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전통을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문제라고 하면 너무 많은 관광객이 무분별하게 왔다간다는 것이다. 단순한 관광지라는 인식이 큰 것이 안타깝다. 하회마을에서 우리의 역사를 배워간다는 마음으로 방문한다면 고택과 마을을 더 아끼며 둘러보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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