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삶의 질 저하 주요인
해남군 유병률 10.9%

▲ 치매환자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증상이 아닌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눈높이를 맞추어 작은 부분도 세심하게 접근하는 것이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치매 극복을 위한 노래교실.
▲ 치매환자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증상이 아닌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눈높이를 맞추어 작은 부분도 세심하게 접근하는 것이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치매 극복을 위한 노래교실.
 
 

l 싣는 순서 l

1. 건강수명이 왜 중요한가
2. 낙상골절은 죽음에 이르는 길
3. 저영양상태와 생활습관병 예방
4. 사회관계의 형성으로 활기찬 노후
5. 구강케어로 건강 장수
6. 치매예방으로 삶의 질 향상
7. 지역사회 평균수명과 건강수명 증진방안

치매는 과거에는 '노망' 이라고도 부르며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생긴다고 잘못 알고 있었지만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오랜기간 동안 고통과 부담을 주는 뇌질환이다. 발병하게 되면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악화되면 되돌릴 수 없는 질병이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통한 병세 호전과 각종 훈련을 통해서 치매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를 조기 발견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진심어린 세밀한 관찰이다. 평소 혼자서도 잘 하던 요리하기, 빨래하기, 길 찾기, 전화 하기, 가전제품 사용 등 일상적인 활동에 문제를 겪는다면 초기 치매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 치매란 무엇인가.

치매의 영문병명 Dementia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정신(-mens)'이 '사라지는(de-)' '상태(tia)'란 뜻이다 "정신이 사라진다"는 의미의 병명 처럼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던 사람이 나이가 들어 뇌에서 발생한 각종 질환으로 인해 기억력, 사고력, 지남력, 이해력, 계산능력, 학습능력, 언어 및 판단력 등을 포함하는 뇌 인지기능 손상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없게 되는 질병이다. 즉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 발생하는 건망증과는 달리 뇌의 질환으로 인해 생기는 하나의 증후군으로 대개 만성적이고 진행성으로 나타난다. 특히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는 정상인에 비해 대뇌피질의 위축이 심하고 특히 기억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해마부위의 위축이 심하다. 정상적인 발달 후 지적능력의 저하를 초래하는 어떤 원인에 의해서도 치매가 발생하게 되는데, 70가지 이상의 다양한 원인 질환에 의해 치매라는 상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치매환자는 65세~69세는 비교적 낮지만 85세 이상에서는 3명중 1명꼴로 나타나므로 평균 수명의 증가와 함께 2050년경에는 270여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치매의 증상, 자기정체성의 상실.

기억력 장애는 모든 치매의 공통적 증상으로 초기에는 단기기억력 장애가 나타난다. 물건을 보관해두고 찾지 못하거나 음식을 화기에 올려놓고 잊어버려 태우거나 중요한 약속을 망각한다. 질병이 진행되면서 음식을 제대로 조리하지 못하고 돈 계산을 못한다든지 늘 사용하던 가전제품을 사용할 줄 모르게 된다. 가족의 이름, 생년월일, 사는곳이나 주소,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다. 치매의 진전에 따라 언어장애를 동반하게 된다. 특히 치매환자는 장소나 시간의 흐름, 주변 인물을 파악하는 지남력을 상실하여 현재 있는 장소를 모르거나 집안 구조를 잊어버려 집안에서도 길을 잃어 자기 방이나 화장실을 찾아가지 못한다. 초기증상에는 시간에서부터 점차로 치매가 진행됨에 따라 장소와 사람을 몰라보게 된다.

치매는 조기발견과
치료가 가장 중요

치매환자는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되기 때문에 24시간 환자를 돌보아야 하는 수발자의 부담과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경제적인 문제까지 불러와 가정에 이중, 삼중의 문제를 가져오고 당사자나 가족의 삶의 질을 형편없도록 악화시킨다. 현재로써 치매에 가장 효과적인 대처방법은 조기발견과 치료이다. 최근에는 일상생활수행능력(ADL)개선에 효과적인 패치형 치료제나 약물치료를 통해서 초기발견 시 10% 정도는 완치가 가능하고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는 현재로서는 완치는 불가능해도 증상을 호전시키거나 질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치매의심환자는 사소한 변화를 조기발견하여 일상생활 증진훈련을 통해서 치매악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에서는 치매에 대한 사람들의 낙인을 방지하기 위해 2004년 부터 인지증(認知症) 이라고 바꾸어 부르고 환경변화에 민감한 치매환자를 집과 같은 환경에서 보호하는 치매환자 대응형 그룹홈이나 주간보호시설의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인터뷰 | 전라남도광역치매센터 한형석 원장

지역사회에서 치매 인프라 마련해야

 
 

- 전라남도광역치매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정부는 지난 2008년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2009년에 치매관리법을 제정하면서 국가치매종합계획을 세웠다. 현재 3차 종합관리계획이 나온 상태이고, 치매 관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2차 계획당시 중앙치매센터와 광역치매센터를 설립했다. 전라남도광역치매센터는 '지역사회 중심의 치매관리 환경 조성'이라는 핵심 목표를 갖고 정부의 치매 종합관리계획을 수행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치매환자 종합DB를 고도화하기 위해 보건의료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치매환자 통계를 산출해 관리하고, 치매전문교육을 운영해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또 치매 인식을 개선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치매극복의날, 치매극복걷기대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치매 관련 봉사활동을 펼치는 치매 파트너즈도 구성하고 있다.

- 해남군의 농어촌 특성을 고려한 치매예방 정책적 접근은 무엇이 있나.

전남은 치매 유병률 10.7%로 전국에서 가장 높고, 해남은 전남 평균을 넘는 10.9%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타 지역은 치매 전담인력이 있는데 전남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대부분 정신건강 분야를 맡은 인력이 치매관리를 겸임하고 있는 형태인데, 정신건강과 치매는 다르기 때문에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

인력 인프라 구축과 함께 해남과 같은 농어촌 지역에서 필요한 것은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이 주간보호센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농어촌의 시골은 도시와 달리 마을버스 배차 간격이 길고 주민들 간 거주하는 거리가 멀어 읍내 등으로 나오기 어렵다. 따라서 마을 내에 있는 경로당과 회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건강한 노인이 다른 노인을 돌볼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이를 맡을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 치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있다면.

치매를 예방하는 약이나 주사가 있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과 다르다. 치매는 주기적으로 검진을 통해 조기 진단을 받아 약이나 주사를 사용해야 하며 예방하는 약물은 없다.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은 어릴 때부터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다. 청소년기에는 머리 등 외상을 최소화하고, 청년기에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며, 장년기에는 음주나 흡연 등 좋지 않은 건강 생활습관을 바꾸고 성인병을 관리해야 한다. 노년기에 다양한 사회·인지활동을 권하는 것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또 치매가 왔다고 해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치매환자는 주변인들이 조금만 기다려주면 스스로 할 수 있는 활동이 넓어진다. 치매환자의 행동이나 언행은 자신의 불편함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므로 주변인들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어떤 것이 불편한지를 고민하는 것이 좋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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