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며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수확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여름 폭염과 호된 가뭄 속에서도 다행스럽게도 태풍으로 인한 기상피해나 병해충 발생도 상대적으로 적었던 관계로 농사 작황이 좋아 벼농사의 풍작이 예상된다.

그러나 모두가 풍작을 기뻐해야 함에도 농가나 농협은 시름에 잠겨있는 웃픈 현실이다. 농민들 역시 농가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주수입원인 쌀값이 해마다 계속 떨어져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쌀 재배면적이 전국적으로 해남군의 쌀 재배면적에 해당하는 2만여ha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쌓여있는 재고미와 신곡의 수확기를 맞아 지난해 보다 10%가량의 쌀값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990년대 말 이후 쌀 생산량과 수입물량을 포함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현상이 고착되어 수확기의 고민과 혼란이 계속 반복 되고 있다.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함에도 양곡창고에 가득한 재고미와 수입물량으로 인해 재고감축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또 다시 수확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당장 조생종 벼가 수확에 들어가면서 쌀 수매가격과 보관장소 등의 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쌀농사가 해남지역경제에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제일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앙정부만 바라보고 있기 보다는 벼재배 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한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다.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수확기 쌀시장의 혼란을 벗어나서 농가의 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근본적인 생산안정방안을 모색하도록 있도록 민관이 함께 힘을 모야야 할 때이다. 정부 역시 실효성 있는 재고미의 감축방안 모색과 휴경보상제도나 생산량보다는 고품질 기능성 쌀 품종개발 등의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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