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인기(해남지역자활센터 관장)

 
 

8월이 다가고 있는데도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절기상으로 입추와 여름더위가 꺾인다는 처서가 지났지만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가을을 알리고 논두렁 풀을 베고 조상 산소를 벌초할 때인데도 올해는 아니다. 80이 넘으신 어르신들은 평생 동안 이런 찜통더위는 처음이라고 한다.

더위와 함께 오랜 가뭄으로 들판에는 논이 메마르고 밭작물도 타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농작물을 보면서 농업이 주산업인 우리 지역의 농민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이를 보는 이들도 안타까워한다. 어쩐 일인지 우리지역에는 시원한 소나기 한번 내리지 않아 이제는 소나기도 그립다.

열대야가 지속되어 밤잠 자기가 힘들다. 에어컨 틀고 잠을 자자니 가정전기요금 누진제로 요금 폭탄이 두려워 에어컨과 창문을 켜고 닫기를 하루 밤에도 여러 번 반복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사용량은 전체 전기 사용량의 13% 정도이고 요즘은 소득이 적을수록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전기를 많이 쓸 수밖에 없지만 정부는 단지 7월부터 9월까지 한시적으로 전기요금 경감방안만을 마련해 실망시키고 있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들은 무더위와 가뭄이 올해만의 특이한 상황인지 생각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는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 발전이 초래한 필연적인 결과라고 진단한다. 이대로 가면 21세기말에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2~6℃가 더 오른다고 예측한다.

스웨덴의 안드레이스 말름이라는 학자는 지구상에서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중 지구 지층에 광물형태로 축적된 화석연료인 석탄과 석유라는 저장에너지에 주목한다. 근대들어 산업자본주의가 등장, 자본주의 발전의 동력으로 석탄이 사용되고 석유가 뒤를 잇는다. 이 화석연료에서 발생하는 탄소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보고 탄소배출량 조절로는 지구 기온 상승을 막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는 하루빨리 태양광, 풍력 등 재생가능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여 지구의 기후변화 속도를 누그려 뜨려야 인류의 생존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석탄 석유 등을 동력으로 이용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는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 밀접히 연결되어 있어 재생가능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는 일을 자본주의 시장에 맡겨서는 안되며 정치권력의 민주적 개혁으로만 가능하다며 21세기 민주주의 정치개혁과 에너지 체제 전환은 같은 과제의 다른 이름이라고 본다.

폭염속에서도 현재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특히 폭염 주의보와 경보가 내려지면 어린이, 노인과 만성질환자들은 더욱 조심해야한다. 우리나라에서도 1994년 7월 서울에서만 폭염으로 1074명이 숨지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이러한 폭염이 왜 생기고 이를 막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재생에너지 체제로의 변화에 개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미미하고 무력하다. 더구나 석탄 석유문명으로부터 오는 편리한 생활방식에서 변화해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하는데 아는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에너지 위기는 그자체로서 인간 삶의 위기이기 때문에 더 성찰하고 희망을 꿈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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