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특징 담겨있는 농악
마을공동체 문화 전해져 와

▲ 원주시 홍업면 매지리 회촌마을에서 전승되어 오고 있는 원주매지농악은 전통에 대한 계승과 농악이 포함된 국악의 대중화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 원주시 홍업면 매지리 회촌마을에서 전승되어 오고 있는 원주매지농악은 전통에 대한 계승과 농악이 포함된 국악의 대중화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l 싣는순서 l

1. 지역 문화예술 얼마나 알고 있나
2. 사라졌던 용줄다리기 다시 세상으로
3. 해남강강술래 새로운 생각이 필요하다
4. 강원도의 색을 품은 매지농악
5. 조선시대의 모습 그대로 간직한 하회마을
6. 백제가요 정읍사 악극으로 전해져
7. 지역 문화예술 계승을 위한 방안 마련

강원도 백운산 자락에 둘러싸여 농촌이면서 산촌인 원주시 흥업면 매지리 회촌마을에는 마을공동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매지농악이 전해지고 있다. 원주매지농악은 우리의 전통인 세시풍속과 함께 회촌마을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회촌마을은 예로부터 음력 5월 5일 단오날이 되면 마을 뒤 산중턱에 있는 성황당에 제사를 지냈다. 이날이 오면 집집마다 음식을 준비해 마을의 수호신에게 가족과 마을의 무사안일을 기원했다. 이와 함께 마을 주민들이 각자 악기를 들고 농악을 연주해왔다. 이렇듯 섣달 그믐날, 정원대보름 등 마을제사가 있는 날에는 농악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또 농악은 농사철이면 이어지는 고된 노동의 지친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풍물로써도 사용됐다.

원주매지농악이 언제부터 생겼고, 어떻게 이어졌는지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세시풍속과 더불어 지역의 색을 고스란히 담아 현재까지 농악이 전승되어오고 있다. 매지농악은 강원도 원주권과 영서 이남의 전형적인 형태의 가락과 진풀이를 가지고 있다. 가락의 종류는 모듬굿, 질굿, 긴질굿, 덩더궁이 등 상쇠의 가락이 다양하고 마을의 화합과 안녕을 기원하는 축원농악과 두레농악이 결합된 형태이다.

태평소의 선율은 강원도 토속음악의 특징인 메나리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메나리조는 특히 강원도 지역과 경기도 서남부, 충청도 서북부, 경상도 등지에서 나타나 강원도 인근지역의 특성을 보여준다.

원주매지농악은 회촌마을을 중심으로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영서지방 농악의 명맥을 잇는 대표 농악으로 평가받고 있다.

원주매지농악이 가장 왕성한 활동을 했을 때는 80년대였다. 이후 산업화의 진행 등으로 젊은이들이 떠나면서 그 기세는 약해졌다. 1993년에는 점차 농악을 이어갈 청년들이 사라져가자 마을 주민들이 나서 원주매지농악보존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1994년 결성된 원주매지농악보존회는 세월이 흘러 단절될 뻔했던 농악을 보존하고 전승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와 함께 농악과 국악의 대중화와 활성화를 위해 공연단체인 '아울'을 창단해 운영하고 있다. 전통의 전승과 계승을 원주매지농악보존회가 맡는다면 전통의 대중화와 활성화는 아울이 담당하고 있다. 아울은 젊은 국악예술인들이 모여 원주매지농악 외에도 전통타악, 민요, 전통무용, 창작국악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마을서 보존회 만들어 활동
강원도무형문화재 제18호

매지농악은 지난 2006년 강원도무형문화제 제18호로 지정돼 상쇠를 맡아오던 강성태 원주매지농악보존회장이 기능보유자가 됐다. 강 회장의 아들인 강영구 사무국장은 전수조교로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있다.

원주매지농악은 마을의 대소사에 항상 함께하고 있다. 매년 회촌마을에는 일년에 4번의 축제를 연다. 사계절에 따라 축제를 즐기며 이와 함께 원주매지농악을 공연하는 것을 겸한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회촌달맞이축제가 열린다. 지역민이 모여 새해의 안녕과 행운을 기리는 축제로 진행된다. 음력 5월 5일에는 단오축제, 음력 7월 15일에는 호미씻이축제, 가을에는 한국의 각 지역을 대표하는 농악들을 만나볼 수 있는 대한민국 농악축제도 개최한다.

이렇듯 마을과 농악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이외에도 회촌마을의 특산물과 연계한 축제도 열린다. 마을에서 재배하는 유기농 옥수수를 판매하고 알리는 옥수수축제와 마을에서 생산한 배추와 재료를 이용한 김장축제를 열어 마을주민들의 생산품을 판매하고 농악공연을 통해 전통문화를 알리고 있다.

원주매지농악은 회촌마을을 중심으로 전승되어왔다. 회촌마을에는 현재 40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100여명의 지역주민이 살고 있다. 이중 농악에 참여하기는 힘든 노인들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보존회원을 받을 때 회촌마을로 제한을 두지 않고 원주시 전체로 늘렸다. 지금은 1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원주매지농악보존회는 인근 영서고등학교와 육민관중학교, 매지초등학교를 전승학교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보존회에서 학교로 찾아가 학생들을 가르친다.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농악에 흥미를 느끼게 되고 진로도 농악으로 결정하는 학생들도 많다. 대학을 졸업하고 원주로 돌아와 단원으로 활동하는 학생들도 있다. 지난해부터는 원주시에서 전승학교에 운영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전수관 공연단체 운영 나서
전승학교에서 학생들 교육

보존회는 6년 전 원주매지농악전수관이 지어지면서 이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전수관을 중심으로 전승교육에도 활기가 띄기 시작했다. 전수관 활성화사업 등 공모사업에 신청해 운영의 다변화를 꾀하며 공연장상주단체인 아울이 매달 정기공연과 기획공연을 펼치고 있다.

원주시는 지난해까지 전수관 위탁운영비로 지원하던 5000만원의 지원비를 1억원으로 상향조정해 지원하고 있다. 이는 원주매지농악보존회가 전통문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발한 활동을 통해 지원을 이끌어낸 결과다.

강 사무국장은 "전통문화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지자체나 국가에서 일정 부분 지원이 필요하다"며 "전통문화만 몰두할 수 있는 기반조성이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민들이 전통문화에 대한 가치를 알 수 있도록 전통문화를 보존하는 곳에서 필요성을 어필해야한다"며 "지역의 전통문화는 그 지역의 색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다"고 덧붙였다.

 

| 인터뷰 | 강영구 원주매지농악보존회 사무국장

시대에 맞는 전통문화 활용 필요

 
 

- 전통문화의 전승과 계승을 위해 필요한 것은?

일본을 보면 그 지역의 전통문화를 지역의 얼굴이라 생각하고 지역민들이 역사와 전통의 가치를 지킨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 그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는 전통문화에 대해 옛날의 고리타분한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다. 무조건 전통문화를 지키자고 하는 것이 아닌 전통문화의 가치를 알려 인식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이끌 수 있는 방안은?

전통문화의 보존과 전승은 기본이지만 시대의 요구에 맞는 변화는 있어야한다. 요즘 시대의 눈높이에 맞도록 변화를 거쳐 활용된다면 관심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아울이 하고 있는 공연활동도 이에 속한다. 아울은 전통국악공연도 하고 있지만 국악의 대중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전통을 지키면서 요즘시대에 맞는 공연을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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