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몸에 쌓이고 있는 환경호르몬

 
 

옥시사건에 이어 정수기의 중금속, 공기청정기의 유독물질, 자동차 워셔액의 메탄올사건 등 연일 생활을 위협하는 유독물질 사건이 터지고 있다. 우리의 잘못된 선택이 내 가족을 위험에 빠뜨리는 아찔한 현실이다.

지난 20일 오전, 한울남도아이쿱생협에서는 '내가 쓴 세제, 내 몸이 기억하고 있다'라는 제목으로 조합원과 지역민들을 위한 환경강좌가 있었다.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일상생활에서 모르고 쓰는 환경호르몬 유출환경을 하나하나 찾아보고 그 대안을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환경호르몬은 환경에 있는 화학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와 축적되면서 호르몬처럼 작용하여 성조숙증, 조기폐경, 천식, 아토피, 암, 피부염, 정자수 감소 등을 일으키는 무서운 물질이다. 쓰레기소각, 공장매연, 담배연기에 있는 다이옥신과 건전지와 페인트, 형광등에 있는 중금속은 발암물질이라 해롭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알지만, 아이들이 쓰는 지우개와 놀이방매트, 각종 화장품, 방향제속의 프탈레이트와 플라스틱 식기, 분유병, 캔의 내부를 코팅하는 비스페놀, 아가엉덩이와 얼굴을 닦아주는 물티슈와, 합성세제, 살충제에 알킬페놀계가 바로 환경호르몬임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 특히나 환경호르몬은 태아와 어린이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기에 임신 전부터 이러한 환경호르몬을 피하려는 노력은 아주 중요하다.

건강을 찾기 위한 대안은 만들어지고 있다. 계면활성제와 착향, 착색 화학품이 든 화장품은 전성분표시를 확인하고 되도록 천연화장품을 선택하거나 만들어 쓰기,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고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쓰기, 프탈레이트가 없는 학용품 사기, 환경호르몬을 마구 내뿜는 고어텍스 기능성 옷 입지말기, 1년이 넘는 유통기한을 버티기 위해 수많은 화학물질로 범벅이 된 물티슈 대신 건티슈나 손수건으로 아기 닦기, 놀이방매트위엔 이불 깔아 사용하기 등이 있다.

우리생활 곳곳에 들어와 있는 환경화학용품들. 건강과 편리함을 준다고 홍보하며 기업들은 온갖 제품들을 개발하여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옥시사건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나. 끈질긴 진실규명 활동과 현명한 소비자가 있었기에 진실은 드러났다. 대기업은 위험을 알면서도 판매를 강행했고, 연구소는 안전보고서를 조작했고, 환경부는 흡입독성검사도 없이 유독하지 않다고 기업편을 들었고, 사법부는 사건발생 후 5년이 지나서야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5년동안 380여차례의 외로운 일인시위를 해낸 피해자 가족들의 끈질긴 활동이 없었다면 얼마나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을지 모를 일이다. 이제 소비자는 현명해져야 한다. 좀더 꼼꼼히 살펴보고 편리함보다는 안전을 고민하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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