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4천여톤 보관, 여석 없어
보관창고 늘리기도 이젠 한계

해남지역도 빠르면 다음달부터 햅쌀이 수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여전히 저장 창고가 재고미로 가득 차 있어 올해도 수매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2012년산과 2013년산 구곡도 상당량이 보관되고 있는 등 쌀 소비감소와 정부의 밥쌀용 쌀 수입 정책 등으로 쌀 소비는 감소하고 쌀값은 폭락하고 있지만 정부는 재고미에 대한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남군내 보관 중인 정부양곡은 지난 6월말 기준 총 4만4814톤이다. 이는 지난해 정부비축미곡 수매가 시작되기 전 2만9045톤보다 1만 5769톤이 늘어난 수치다. 2015년산 수매에서는 수확기 쌀값 폭락으로 홍수 출하되면서 농협들이 여석이 없어 수매에 애를 먹었었다.

당시 농협들은 자체수매를 농가들이 원하면 전량 수매하는 방향으로 추진했지만 창고에 여석이 없어 받아주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모농협은 수매가 몰리며 저장공간이 부족해 노상에 야적까지 할 수밖에 없었다.

군은 92곳이던 창고를 107곳으로 15곳 늘려 정부양곡을 보관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석이 부족해 아직도 5500여톤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지역간 이고까지 거론되고 있다.

군은 농촌지역 고령화와 인력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의 수매 편의를 위해 톤백 수매를 추진하고 있지만 창고 보관에서는 톤백의 효율성이 떨어져 예측했던 것보다 실제 보관할 수 있는 양이 적은 실정이다. 정부양곡 보관창고 107곳에서 보관할 수 있는 양을 계산하면 5만톤이지만 현재 보관된 4만4800여톤만으로도 가득 찼다.

해남군 관계자는 "창고가 나올 때마다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이젠 해남군내 빈 창고가 거의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군은 해남농협에 벼 건조·저장시설 800톤을 설치하는 고품질쌀 유통활성화 지원사업을 실시하는 등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갈수록 쌀 소비는 줄어들고 밥쌀용 쌀은 계속해 수입되고 있어 국내 재고미 문제는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다.

현재 군내 저장중인 정부양곡 4만4814톤 중 2012년산은 1092톤, 2013년산은 6622톤, 2014년산은 1만7711톤, 2015년산은 1만9388톤이다.

농민들은 정부가 대북 쌀 지원과 구곡의 사료화 등으로 재고미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농민들은 "쌀값을 보장하려면 재고미 해결방안이 선차적이고 핵심이다"며 "재고미 해결 방안 없는 수매와 시장격리 대책은 효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재고미 보관 문제는 전국적인 상황으로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재고 쌀 15만7000톤을 사들였지만 시중의 재고 쌀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갈수록 쌀 소비량은 줄고 재고미는 여전히 쌓여있는 가운데 조만간 햅쌀이 출하될 예정이어서 자칫 쌀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편 군은 여름철 수해 대비 점검을 위해 정부양곡보관창고와 도정공장에 대해 일제점검을 실시했다. 이번 점검은 창고 주변 배수로 정비상태, 안정성 여부, 시설의 파손 여부, 정부양곡 보관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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