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에 "정여사"가 있었다. 반짝이 스타킹에 고급스러운 옷차림을 하고 무조건 바꿔달라는 아줌마와 그 딸 소위 '진상모녀고객'을 풍자한 이 코너는 "안 바꿔줘? 브라우니 물어~ 물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켰고 시베리안 허스키 개 인형 브라우니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 놓았다.

"사용한 지 5년밖에 안된 냄비가 찌그러졌고, 냄비가 너무 뜨겁다, 냄비로 요리하면 맛이 너무 없다"는 등의 생떼거리를 하는 정여사 모녀는 블랙컨슈머 (Black Consumer)이다. 블랙컨슈머는 악성을 뜻하는 블랙(Black)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를 합성한 용어로, 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에 대해 하자를 발견하면 이의를 제기하여 시정요구를 하고 손해를 배상받는 것은 당연하고 기업도 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조과정의 문제나 제품의 결함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블랙컨슈머처럼 기업이나 제조업자가 브랜드나 회사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까 염려하는 것을 이용해서 계속적인 부당행위나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소비자는 도덕적 해이에 빠진 것이고 나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근 며칠 새 해남신문 홈페이지의 게시판이 시끄럽다. 발단은 신문보도 내용 중 '군수 4차 공판 연기관련 연기요청이 변호인 측'이라는 보도내용이었다. 기사의 핵심은 공판이 1주일 연기된 것이 중요한 사실이며 연기요청 주체는 부차적 사실에 해당된다. 익명으로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자칭 독자는 2015년 6월 어린이집 관련 기사 보도 이후 지속적으로 해남신문에 대한 비방과 비난을 일방적으로 계속하고 있다. 자신이 주주인데 기자○○가 말을 안 듣는다고 주주총회에서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더니 주총회장에는 나타나지도 않았다. 기자에 대한 인신공격은 물론이고 일면식도 없는 편집국장에게 음주한 상태에서 갖은 욕설을 퍼부은 바 있다.

올해 초부터 편집국장 일을 맡으면서 학교 일과 신문사 일을 같이 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바 있으며 근무조건이나 보수 역시 내부의 검토와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서 시행하고 있다. 군청 모팀장의 동생으로 알려진 자칭 독자는 편집국장이 투잡을 한다느니 그 따위로 일하면서 급여를 받고 있다는 등의 인신공격성 발언을 일대일이 아닌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자유게시판에서 비방을 하고 있다.

문제 제기는 합리적으로 해야 하며, 서로 잘못했을 때는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신문기사에 문제가 있으면 육하원칙에 의거 이의를 제기하고 신문사의 대응에 납득이 안되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는 방법도 있으니 방문을 하든지 서면으로 공식적으로 해달라고 몇 차례나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SNS에 도를 넘는 욕설과 비방을 계속하고 있다.

편집국장의 임무는 좋은 신문, 바른 신문을 만드는 것이지만 편집국 기자들도 직업인이고 감정노동자의 직군에 포함되기 때문에 편집국 기자들을 내외부의 부당한 압력에서 보호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이다.

해남신문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동일한 아이피에서 닉네임만 달리해 한 두명이 자작댓글을 달아서 조회수를 올리는 행태는 국정원 댓글녀와 다름 없는 민주주의 파괴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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