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인기(해남지역자활센터 관장)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이 정신없을 정도로 어지럽다. 늘 사람사는 세상은 별일이 있기 마련이어서 즐겁고 슬픈 일이 반복된다. 그러나 요즘 일어난 일은 너무나 충격적이고 참담하다.

나라의 백년대계인 교육을 관장하는 교육부의 중요한 교육정책을 기획하는 정책기획관이 우리나라는 신분제 사회가 바람직하고 우리사회의 99%인 민중은 개나 돼지와 같아 먹여 살리기만 하면 된다고 하여 국민의 공분을 불러와 결국 파면되었다. 또한 국가권력기관의 심장부인 검찰에서 검찰의 꽃이라는 현직 검사장이 업무와 관련된 부패로 인해 최초로 구속되는 고위공무원들의 일그러진 초상을 보여주는 일이 벌어졌다.

이 교육부 고위공무원은 술자리에서 한 실언이라고 발뺌하고 검사장은 몇 차례 거짓말과 변명을 하다 들통났다. 이 두 사태의 당사자인 교육부와 법무부와 검찰은 즉각적인 철저한 감사와 수사등을 하지 않고 제식구 감싸기로 늦장 대처하다 사태를 키웠다.

사람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고위공무원이 아무런 잘못도 없는 국민들을 개나 돼지로 취급한다며 울분을 토로한다. 그러면서 이 발언이 취중 실언인지 아니면 평상시의 그의 소신이자 진심인지 생각하게 된다. 보통 사람들은 평상시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자기 생각이나 입장을 술자리에서는 서스름없이 말하는게 보통이다. 그리하여 어쩌다 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상대방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맺힌 응어리를 풀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통 자기관리에 철저한 교육부 고위공무원의 술자리 언행은 그의 진심과 소신을 민낯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판단이 많다.

더불어 교육부 고위공무원이 말하는 우리사회 1%안에 속하거나 그 1%가 되는 것을 인생목표로 하는 사람들 중 이런 의식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점도 화제다. 우리사회에서 권력과 부의 획득을 성공한 인생의 목표로 삼는 사람들은 같은 생각일 거라고 짐작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따라서 공무원은 국민의 살림꾼이고 심부름꾼이자 머슴역할을 하는 국민의 공복이라는 민주의식을 가져야 함은 당연하다. 더구나 고위공무원은 주어진 책임이 크기에 더욱 그렇다. 이러한 국민의 공분을 가져온 고위공무원들의 언행은 공무원은 국민전체의 봉사자로서 친절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국가공무원법의 친절, 공정의 의무와 국민에게 정직과 봉사를, 생활에는 청렴과 질서를 요구하는 공무원윤리헌장의 공무원의 신조를 헌신짝처럼 저버린 결과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우리는 국가의 기본적인 임무는 무엇이며 국민은 정말 국가의 주인인지 회의하게 된다.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말은 겉으로만 포장된 겉치레 구호이고 실질적으로 국민은 지배당하는 대상이 아닌지 모르겠다.

공무원은 국민의 공복으로서 군민들과 달리 선택받은 선민(選民)이 아니라 국민들과 똑같은 평민(平民)이라는 평등의식을 가진 영혼있는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

또한 국민들은 이번 사태에서 받은 충격과 분노를 쉽게 잊어버리는 망각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99%의 민중들이 개· 돼지로 대접받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