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줄어드는 쌀 소비량에 경기침체까지 겹쳐 쌀 재고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432만여 톤으로 양곡보관창고에는 재고로 쌓여 있는 벼가 가득하다. 한 달여가 지나면 조생종 벼 수확기와 머지않아 수매철이 돌아오는데 대책이 없으면 작년처럼 애써 수확한 벼를 야적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출하가 몰려 시장가격이 하락하고 수매가격 하락으로 직결된다.

수매가격 하락은 농가소득감소와 이를 보전해야 하는 변동직불금 부담 때문에 국가재정에도 부담을 주게 된다.

현재 양곡보관창고의 재고는 190톤에 이르러 적정규모의 2.4배를 넘어서 재고관리 비용뿐만 아니라 양곡의 품질저하를 불러오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묵은 쌀을 사료로 사용하는 방안이 시행되고 있지만 재고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되돌아보면 우리는 1970년대 말과 1980년 수해와 노풍벼의 백수현상과 여름철 냉해로 인한 수확량의 대폭 감소로 전 세계를 돌며 필요량 이상의 쌀을 비싼 가격으로 장기 구매를 해야 했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그때의 부담이 지금의 재고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잦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벼 재배면적의 감소를 추진하고 있다. 식량자급은 기반이 훼손되면 이를 회복 하는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어 그 기간 동안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리게 된다.

쌀 생산기반의 안정적 구축과 농가소득의 보전을 통해서 식량안보의 기반을 다져 나가는 한편 수입쌀에 대한 확실한 대책과 쌀 재고 해소를 위한 통일 쌀 보내기 운동이나 개도국 원조 및 남북 간 바터무역 통한 남북 경색국면해소와 쌀 재고 문제 해결을 위한 전향적인 정책도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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