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금(전 서울시의원)

 
 

사람들은 오래 전 이야기를 상기시키고자 할 때면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이라고 말문을 연다. 지금도 군 단위에서 신문을 발행하는 동종업계에서는 해남신문의 역사를 거론할 때면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 라고 말한다. 이는 해남신문의 나이가 이제 스물여섯에 불과하지만 군단위 신문의 나이치고는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1980년도는 말할 것도 없지만 90년대 초까지도 군 단위에서 발행하는 신문은 꿈도 꾸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그렇지만 남해, 홍성, 옥천, 해남신문은 군 단위에서 발행하는 4대 신문으로 명성을 떨쳤다. 황금기라고 말할 수 있다.

해남신문에도 시련은 있었다. 1995년 9월 지방선거 관련 정치기사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공보처로부터 2개월 발행정지 처분을 받았다. 부당한 언론탄압에 맞서 바른지역언론연대를 구성하여 법적투쟁과 국회 입법청원을 통해 법률을 개정해냄으로써 모든 지역신문들이 권리를 찾을 수 있었다.

'바른지역언론연대' 초창기 멤버였던 남해신문과 홍성신문은 지금은 '바른지역언론연대' 에서 제명되고 옥천신문과 해남신문만이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렇다면 두 신문이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는 창간에서부터 여느 신문과 달랐기 때문이다. 사업가가 돈 벌기 위해서 설립한 것이 아니며, 정치 지망생이 자신의 PR을 위해서 발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해남의 선배와 원로들께서 올바른 지방자치는 올바른 여론수렴에 있다는 신념이 있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남신문은 처음부터 우리사주 공모로 자본금을 마련하였는데 당시 김갑술 6대 대표이사가 서울을 수차례 오가며 고생한 것도 나는 잘 알고 있다. 이때 참여한 주주가 1차에 440여명, 2차에 200여명 등 지금은 640여명의 주주가 있다. 이는 비록 군 단위 신문이라고 하지만 정론지로써의 위상을 지키는 절대적 가치요, 힘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종이 신문뿐만 아니라 모든 인쇄 매체가 위기를 맞았다. 특히 종편이라고 부르는 상업방송과 인터넷, 스마트폰 등 영상위주의 시대적 변화 때문이기도 하다.

해남신문에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오는 8월 31일까지 3억 3000만원의 증자 및 신주를 모집 중에 있다.

해남은 우리의 영원한 고향이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해남의 미래를 위해서 해남신문의 존재 가치는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해남군민뿐만 아니라, 출향 향우들께서도 호시우보의 정신으로 해남신문의 증자와 신주모집에 적극 참여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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