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화사업 건물 활용 목적
일부 상인들 건물 입주 거부

해남군이 읍내 오일장 도로 위 어물전 상인들을 현대화사업 건물로 입주시키려는 계획을 진행 중이지만 일부 상인들이 공간 협소 등을 이유로 입주를 거부하고 있어 갈등을 빚고 있다.

해남읍 오일장은 지난 2002년 현대화된 장옥을 건축해 위생적인 환경을 구축하고 노점상을 모두 흡수해 복합상가 개념으로 활성화하겠다는 목적으로 현대화 사업이 진행됐다.

당시 총 사업비 17억3000만원을 들여 어물전동·잡화동·채소동을 건축했다.

어물전동은 780㎡ 면적에 64곳의 상가가 각각 6㎡가량의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64개소의 점포가 입주할 수 있으며 현재 허가받은 점포는 26곳이다. 초기에는 외벽이 있는 폐쇄형으로 건축됐지만 입주 상인들이 장사가 되지 않는다며 외벽을 헐어달라고 요구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

하지만 외벽 공사 후에도 어물전동은 활성화되지 못했다. 외벽을 철거했음에도 건물 외부의 노점으로 소비자들이 몰리자 상인들이 어물전동 입주를 꺼린 것.

잡화동 사이에 비가림시설을 설치키도 했지만 여전히 어물전동 외부 노점에 손님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오일장 제1주차장 옆 도로에 자리를 잡고 있는 어물전들은 소비자들의 왕래가 잦다보니 활성화되지 않은 어물전동 건물 내부로 입주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현재 활용하고 있는 공간보다 면적이 좁아 장사에 불편함을 준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의 방식을 고수하고 싶지만 건물 입주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은 수 년째 도로 위에 자리를 잡은 어물전 상인들을 건물로 입주시키려 했으나 이를 거부하는 상인들로 인해 지지부진하게 진행돼 왔다.

지난해부터는 전기·수도를 보수하고 바닥공사를 진행하는 등 애써 건축한 현대화사업 건물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점을 개선코자 상인회와의 논의를 통해 방안 마련에 나서는 중이다.

오일장 상인회 관계자는 "주차장 바로 옆 도로를 노점 상인들이 모두 차지해 사람이 몰려 이동도 불편하고, 어물전동 건물은 활성화되지 못해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며 "도로 위 노점상의 70%는 외지인들이 차지하고 있는데 주차장과 가까워 소비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다보니 해남군에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내부 입주 해남상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재래시장은 현대화사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깨끗하고 위생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며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데, 규모가 큰 해남읍 오일장은 오히려 낙후된 이미지를 줄 뿐만 아니라 도로 위 광범위하게 형성돼 교통 체증도 발생하는 등 관리를 위해서는 하루 빨리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군은 19일 어물전 장옥을 사용하지 않고 계약만 되어있는 상인들에게 사용 취소 처분을 통보하고 남은 점포는 입점공모를 진행해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어물전동 활성화를 위해 입주 계획을 강력히 추진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를 거부하는 일부 노점 상인들과의 마찰에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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