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우, 지역민 '부끄럽다' 한숨소리
'금방 나오니 걱정마라' 소문 양산

박철환 군수도 결국 구속됐다. 박 군수가 구속된 혐의는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허위공무서 작성이다. 결국 뇌물수수를 이유로 구속된 전 군수와 전전 군수의 뒤를 따른 셈이다.

한 주민은 이번 박 군수의 구속을 놓고 "군수를 뽑아 놓기만 하면 구속이니, 참으로 할 말이 없다. 왜 검은 돈을 뿌리치지 못하는지 의문이다. 이젠 아주 징글징글하다"고 말했다.

군수 이야기에 진저리치는 이유는 지난 2007년부터 3대째 군수가 비리 혐의로 옷을 벗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길 수 있을 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해남군수=뇌물수수'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선 4기 군수 A씨는 지난 2006년 7월 부하 직원 7명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1억1000만원의 뇌물을 받을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다음해 10월 또 다른 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이 선고되자 사직했다. 사직 이후 12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군수 B씨 또한 2010년 3월 조명업자 C싸가 26억원 규모의 땅끝마을 경관조명공사를 맡도록 도와주고 1억5000만원을 받는 등 3개 업체로부터 1억9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군수직에서 물러났다.

박 군수의 측근들은 재선에 도전한 박 군수를 두고 그래도 임기를 채운 군수라는 홍보활동을 했다. 임기동안 무리없는 군정을 펼쳤고, 뇌물도 받지 않는 깨끗한 군정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감사원은 박 군수가 대규모 근평조작에 가담했으며 부당하게 승진한 인사와 함께 해남군의 징계조치를 요구했다. 그 결과 근평업무를 담당했던 직원 3명은 정직 3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지만 박 군수는 선출직이기 때문에 특별한 인사조치가 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감사원의 수사의뢰로 시작된 검찰의 조사와 압수수색이 박 군수의 구속으로 이어지면서 ‘설마했는데’라는 지역내 분위기는 반전됐다.

감사원은 해남군의 대규모 근평조작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수사 6개월만인 지난 13일 박 군수를 전격 구속하면서 근평조작 뿐만이 아닌 뇌물수수와 직원남용, 허위공문서 작성에 대한 혐의를 포착하면서 구속영장 청구한 것이다. 법원은 박 군수와 비서실장에 대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군수의 구속소식에 향우들과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 향우 오 모 씨는 "5년주기로 해남군수가 3번째 구속되고 있다. 해남이 내 고향이라고 말하기 가 창피스럽다. 본적을 바꿔버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이런 인사를 공천해준 국회의원과 돈선거로 선출해준 해남군민들도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군수는 선거가 아닌 임명직 군수를 써야 한다"는 말이 나돈다. 또 "군수를 뽑아 놓기만 하면 뇌물을 받고 구속되니 군수들 때문에 얼굴이나 들고 다니겠냐"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향우들과 지역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도 박 군수 측근들은 '여전히 문제없다. 검찰이 무리하게 구속했다. 조만간 나올 것이다'는 소문을 흘리고 있다. 특히 '구속적부심 심사를 요청해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는 확인되지 않는 이야기를 퍼트리며 지역민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

이같은 소문에 한 주민은 "검찰이 기소하게 되면 공소이유가 정확히 밝혀질 것이며, 재판부가 부실하게 심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기소이후 재판의 진행과정을 차분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군수의 기소여부는 5월말 안에 결정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16일 부군수와 일부 간부공무원들이 박 군수를 면회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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