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금(전 서울시의원)

 
 

5월은 가정의 달이다. 1일은 근로자의 날,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15일은 스승의 날, 그리고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모두 가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날이다.

그런데 21일을 부부의 날로 제정하게 된 사연이 두(2) 몸이 한(1)몸이 된다는 뜻이라니 재미있는 발상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이런 심오한 부부의 뜻은 잊은 채 요즘 황혼이혼율이 27%, 신혼이혼율이 25%나 되며 졸혼, 해혼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으니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할진대 왜 이혼이 급증할까?

이는 한마디로 인내심의 부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의 어린 시절 어른들께서는 "결혼하고,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 벙어리 3년, 석3년을 살다 보니 내 인생은 끝나더라" 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결혼생활은 인내심이 절대적 덕목임을 강조하는 말이다.

사회생활의 근본은 가정에 있다. 그런데 든든한 가정은 원만한 부부관계에서 유지된다. 특히 아내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후세 사람들이 세계 3대 악처로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 모차르트의 콘스탄체, 톨스토이의 소피아를 꼽는다.

그렇지만 이 세 사람의 세계적 명성은 아내 때문에 얻게 되었으니 실상은 전혀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돈 벌어 가정을 꾸려야 할 생각은 않고 "너 자신을 알라"며 청년들을 선동하는 반체제 선봉에 섰던 소크라테스! 그러나 그가 사약을 받고 숨져갈 때 그를 품에 안고 임종을 지켜본 사람은 그의 아내 밖에 없었다.

모차르트 역시 무명시절의 극심한 가난과 편견 가운데서도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과 경제적 뒷받침이 있어 '피가로의 결혼', '돈조바니'같은 대작을 남길 수 있었다.

또 톨스토이도 가정은 전혀 돌보지 않고 소홀히 했다. 그런 남편을 아내만큼은 남들은 알아보지 못하는 악필 원고를 정리해주고 열셋이나 되는 자녀 양육에 정성을 쏟아 그를 대문호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라고 했듯이 인생은 흔들리며 피는 아름다운 꽃이다. 아이들의 성장, 청소년기의 방황, 부부간의 갈등 등 흔들리고 또 흔들리며 피는 꽃이다. 시성 괴테도 "왕이건 농부건 자신의 가정에서 평화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라고 가정의 의미를 정리한다.

계절의 여왕 5월을 보내면서 또 부부의 날을 맞아 K.리들리의 시 <그대를 사랑하기에 나는 오늘도 행복합니다>를 소개한다.

"오늘도 나는

그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참 행복합니다.

내 마음에서 사랑이 식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더 뜨겁게 타오르는 것은

오직 그대가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힘겨운 짐을 지고

외로이 떠나는 인생일지라도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 있다면

나는 언제나 행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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