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식량과학원은 새만금간척지내 실험포장에서 비가 왔을 때 간척지 논에서 어떤 성분이 물과 함께 흘러 나오는 지, 어느 정도 물을 공급해야 적당한지, 품종별 생육 차이는 어떤지, 비닐멀칭과 짚풀멀칭, 멀칭을 안했을 때의 차이는 어떤지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 국립식량과학원은 새만금간척지내 실험포장에서 비가 왔을 때 간척지 논에서 어떤 성분이 물과 함께 흘러 나오는 지, 어느 정도 물을 공급해야 적당한지, 품종별 생육 차이는 어떤지, 비닐멀칭과 짚풀멀칭, 멀칭을 안했을 때의 차이는 어떤지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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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척지 농사의 현주소와 전망
2. 해남 간척지 농사 현황과 활용도
3. 충남 서산간척지 친환경 공동브랜드화
4. 당진 대규모 수출용 쌀 전문재배단지
5. 경기도 화옹간척지 토마토 재배 가능

간척지는 우리 농어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목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미래농업의 전진기지다. 하지만 현재 간척지에서는 대부분 쌀농사만을 짓고 있어 이용에 한계가 따르고 있다. 쌀 과잉 생산에 따른 지난해 쌀값 폭락 등 쌀 값이 계속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간척지의 새로운 이용방안 마련은 농업 정책에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편집자주>

간척사업은 식량증산을 위한 농경지 확보가 최우선이었다. 정부 주도로 국토 종합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1963년 동진강 간척사업으로 4000㏊의 간척지를 확보한 데 이어 남양방조제, 계화도방조제, 아산만 종합개발을 위한 삽교천방종제 등이 완성됐다. 이후 화옹, 시화, 석문, 이원, 남포, 삼산, 고흥, 군내, 보전, 영산강, 새만금 간척지 등이 준공돼 우리나라 간척면적은 13만5100㏊로 국내 경지 면적의 9%에 이르게 됐다.

간척지 토양은 염분이 많고 지하수위가 높아 배수가 불량, 대부분 논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농업 주변 환경이 변화되면서 노지에서 축산을 위한 사료용 밭작물을 심고, 첨단 유리온실을 지어 수출전략 품목인 파프리카, 토마토 등 재배를 유도하고 있다. 더 나아가 생태 복원, 관광농업 등 다목적 용도로 쓰임새가 바뀌고 있다.

넓은 간척지는 국민의 건강과 식량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벼, 맥류, 감자 등 논·밭작물의 수급을 조절할 수 있는 전략적 생산지가 될 수 있다. 간척지내 쌀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한국농어촌공사는 임대기간을 수도작 재배 신청법인은 3년 이내, 타작물 및 사료작물 재배 신청법인은 5년 이내로 차이를 두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월 18일 쌀 수급균형 달성 및 적정 재고 보유를 통한 쌀 시장안정을 위해 추진 중에 있는 '중장기 쌀 수급 안정대책'을 추진한다. 특히 여의도(2.9㎢) 100배 규모인 3만㏊(300㎢)의 벼 재배면적을 줄이고 남는 쌀을 사료 원료로 사용하기로 해 농민들의 반발도 크다.

간척지는 염분과 토양 특성상 벼 이외 작물의 재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해남 간척지에서도 사료 생산과 대규모농어업회사의 밭작물 재배 등이 시도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간척지에 벼농사는 논물 걸러대기를 통해 염분을 낮출 수 있고 또 담겨 있는 논물로 염분이 다시 올라오는 것을 억제할 수 있어 가능하다. 하지만 염분이 토양표면으로 상승하는 재염화로 인해 밭작물 재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농촌진흥청은 간척지에 밭농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간척지 이용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실험재배를 하고 있다. 간척지에서의 밭농사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염분농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밭농사 제염과 토양 관리 중요
국립식량과학원 시험포장 연구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는 새만금 간척지내 20㏊ 규모의 시험포장을 조성해 간척 농경지의 안정적인 작물재배 연구 등 간척농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시험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간척지에서의 밭농사를 위해서는 토양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간척지 토양을 경지로 이용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염과 토양개량이다. 국립식량과학원에 따르면 모래와 미사가 많은 토양은 물빠짐이 좋아서 초기 제염은 수월하지만 가뭄이 지속되면 급속도로 재염화가 되는 단점이 있다. 반면 점토가 많은 토양은 제염속도가 늦지만 어느 정도 제염이 이뤄지면 재염화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훨씬 줄어든다고 한다.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에서 간척지 작물재배를 연구하는 김선 농학박사는 "해남이 속한 영산강간척지는 진흙 함량이 높아 염분이 떨어져 나가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새만금간척지는 미사가 많아 염분이 잘 떨어지는 특성이 다르다"며 "영산강간척지는 논 농사를 위해 경지가 정리된 모습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밭은 논과 달리 담수를 하지 않고 자연강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으며 봄철 파종기에는 가뭄이 심해 토양 염농도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발아조차도 어렵게 된다. 때문에 간척지를 밭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토양에 있는 염을 제거하고 가뭄시에 하층 토양에서 모세관을 따라 상층으로 올라오는 염을 차단해야만 염해를 피할 수 있다.

벼 생육시기별 내염성 정도를 보면 발아기에는 염분농도가 높아도 발아는 가능하나 염분농도가 0.6% 전후에서부터 발아가 늦어지며 1.4% 이상이 되면 발아가 불가능하다.

반면 토양 염분함양에 따른 녹비작물의 생육을 평가한 결과, 일반 농경지와 비교해 70% 이상의 수량을 얻을 수 있는 염농도 수준은 헤어리베치가 0.1%, 보리 등의 맥류가 0.2%, 세스바니아가 0.3%였다. 밭작물의 경우 옥수수와 수수, 기장 등은 0.2% 이하부터 재배는 가능하지만 일반 밭에서의 재배와 비교했을 때 수확량이 70%에도 못 미치는 등 생산성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간척지에서의 밭작물 재배를 위해서는 제염부터 땅만들기 등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생태복원·농업관광 등 이용도
양식장 등 어업적활용도 연구

국립식량과학원 류진희 농업연구사는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이랑높이와 비닐피복에 의한 경종적 제염 기술, 암거의 종류와 폭 등 지하배수 제염 기술, 간척밭의 복층암거 제염기술 등을 연구했다"며 "콩은 토양 염농도가 0.12% 이하일 때만 수확이 가능했고. 0.22% 이상에서는 모두 고사해 수확할 수 없으므로 토양 염농도가 0.1% 이내로 안정되게 유지되는 토양에서 재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구마와 감자, 배추 등도 염농도가 0.1% 이하에서 재배 가능하다고 한다.

간척지에 대한 활용을 다양화할 뿐만 아니라 특히 해수유통 등을 통한 수질개선과 철새를 위한 환경보존에 대해 기본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회 환경포럼은 지난 2015년 6월 26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장에서 '서남해안 간척지의 활용 극대화 및 친환경설계를 위한 법제개선 방안' 토론회를 가졌다. 이번 토론회는 서남해안 간척지의 활용가치를 높이고 친환경설계를 통해 비용절감은 물론 다양한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간척지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간척지내 축제식 어업의 적극적 권장을 통해 농어업인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지원하고 동시에 호소의 수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열렸다.

이날 박종기 해남간척지쌀주식회사 대표는 "지난 2011년 간척지의 농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어업을 추가해 간척지의 농어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도 바뀌었고 방조제 내측 간척지는 적은 시설투자로 고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며 "쌀값은 하락하고 생산비는 올라 쌀농사에 어려움이 많고 쌀 생산량도 많은 상황에서 간척지에 양식장을 조성해 지역민에게 장기임대하는 방안을 통해 간척지 활용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이 같은 주장에 현재 간척지에서의 양식장 운영 가능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해남에 위치한 영산강 3-1지구를 비롯해 고흥, 시화, 이원, 새만금 등 12개 지구에 대해 간척지의 어업적 이용을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바다를 매립한 간척지 중에는 간척지 내 호수의 저층이 바닷물과 유사한 염도를 유지하고 있어 수산양식의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으나, 간척지는 농업적으로만 이용 가능해 어업적으로 활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9월 25일 '간척지의 농어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됨에 따라 어업적으로 이용도 가능하게 됐다.

해수부는 실태조사를 완료하면 농식품부와의 협의를 거쳐 간척지를 수산양식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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