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옥 (사)해남군지체장애인회장

 
 

장애인에 대한 차별금지와 평등이라는 UN의 뜻에 따라 정부가 정한 장애인의 날이 어느덧 36회째를 맞이했다. 2016년 올해 우리 전남은 지난달 25일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약 5000여명의 장애인들이 모여 성대히 행사를 가졌다.

장애인들의 인권보장과 행복권을 추구하고 편견과 차별없는 세상을 열어가고자 모든 장애계에서 목소리를 내보는 날이며 자립과 재활에 힘써온 장애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날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장애인수는 약 500만명 전남은 18만여명이며 우리 해남군은 약 7000여명이다. 약 10%의 군민이 장애인인 셈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배려하며 함께 세상을 열어가자고 모두가 말하지만 이번에 우리군에서 개최된 제55회 전라남도 체육대회에도 우리 장애인들은 접근권 보장이 어려워 많은 이들이 즐겨야할 체육경기를 보질 못하였다. 아니 포기하였다.

운동장 주변 군데군데 장애인들의 주차장이 표시되어 있었지만 비장애인들의 차가 주차되어있었고 입구에서부터 입장하는데 원천봉쇄 해버렸다. 장애인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는 표지판이 자동차 앞 유리에 부착이 돼있음에도 말이다. 우리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권리와 특전, 행복보장권에서 장애인들은 배제되어 있다는 사실에 마음 한 켠이 아련하기만 하였다.

장애인들은 접근권, 생활권, 노동권, 문화향유권 등 기본적인 권리들이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같은 시대 같은 사회 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 접근권 보장의 제약 때문에 모두가 함께 누려야할 문화향유권과 행복추구권이 박탈당하는 세상을 살아간다는 회의적인 생각은 다른 장애인들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경제협력기구(OECD) 선진국 반열에 가입했다고 자랑하는 대한민국도 장애인 복지지출이 국내 총생산(GDP)대비 0.49%다. 조사국 30개국 중 멕시코와 터키에 이어 28위인 꼴찌 수준의 매우 후진적인 복지정책를 시행하고 있건만 이번 20대 총선후보 중 그 누구하나 세계제일의 복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공약을 내건 사람이 없어 우리 장애인들의 가슴은 또 아팠다.

세상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버린 것 같은 삶을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지만 해남의 많은 장애인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말고 죽을 각오로 재활과 자립에 힘쓰며 건강한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2017년 내년에는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우리 해남군에서 개최된다. 그때까지 모두 행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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