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자(한국무용가)

 
 

우수영은 내가 자라고 태어난 곳이다. 사람들은 고향을 꿈에서라도 잊지 못할 곳이라 한다. 하지만 지금 내 고향처럼 젊은이들이 떠나고 고령자만 남겨진 것이 시골마을의 현주소다. 나이를 들어 동네 분들이 한 분 한 분 돌아가시면서 빈집들만 덩그러니 남겨져 흉가가 되어 가고있다.

우수영마을이 어떻게 하면 다시 살아나 활기찬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런 고민스런 상황에서 마중물처럼 찾아온 우수영마을미술프로젝트는 빈집흉가를 고치고 살리는 명의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마을미술프로젝트는 지리, 역사, 생태, 문화적 가치가 잠재되어 있는 마을로 거점시설을 공공미술로 꾸며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마을미술 프로젝트공모에 소~울(울돌목의 미소)이 선정되면서 지난해 우수영마을이 문화마을로 조성되는 사업이 추진되었다.

우수영은 명량대첩 승전의 대가로 일본군에 의해 온 마을이 불바다가 되었던 곳 이기도하다. 당시 우수영민초들은 이를 복원하기까지 온 시름을 견뎌왔다. 그래서 가장 가까이에서 위로해 주어야할 울돌목의 우는 바다를 위로하지 못하며 지금껏 살아왔다.

마을미술에 참여한 작가들은 함께 아파했을 우수영마을과 울돌목의 바다를 잘 조화시켜 어우러진 공공미술작품들을 탄생시킴으로써 그동안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던 울돌목바닷가 마을의 아픈 눈물을 닦아주었다.

우수영마을미술작품들을 통해 우수영 마을민들에게 울돌목의 우는 바다를 돌아보게 하고 서로 보듬어 안음으로써 화해하는 장을 만들어 주었다. 울돌목의 미소가 곧 우수영마을 미소로 번져 함께 평화로워졌다. 빈집들이 멋진 몸단장을 하고 생기를 되찾아 밝은 미소를 짓게 되었다.

마을몸단장에 울역하는 마음으로 나도 공연퍼포먼스에 함께 했었다. 누구라도 명량대첩지에 들려 우수영마을에 오시면 양현진 외 여러 작가들이 참여한 작품들을 통해 새로 탄생된 울돌목의 우는 바다와 우수영 마을민들과의 극적인 화해의 미소를 볼 수 있다. 작품 장르로는 입체, 평면, 부조벽화, 영상, 영화, 만화, 설치, 아트하우스, 아카이브, 퍼포먼스 등 다양하며 우수영마을 곳곳에 이웃처럼 자리하고 있어 저절로 잃었던 미소를 되찾게 해줄 것이다.

올해 다시 2차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지난해 보다는 진일보하여 작품의 질도 더욱 높이고 추진과정 역시 마을의 화해와 공감, 소통 할 수 있는 프로젝트, 우수영관광지의 활성화와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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