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마산면)

 
 

"뭘 마이 멕여야지"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마을 사람들을 평안하게 하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촌장의 대답이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정도전은 말한다. "정치란 실은 단순한 것이요. 정치란 나눔이요 분배요. 결국, 누구에게 거둬서 누구에게 주는가의 문제요" 정치의 계절을 맞아 되새겨 보는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는 무한경쟁의 사회가 되었고, 소득의 불균형으로 모두가 잘살기보다는 경쟁에 앞선 몇몇 사람들만 살아가기 좋은 세상이 된 지 오래다. 청년들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고 해서 삼포세대라고 하더니, 오늘 한국사회를 지옥에 빗대어 헬조선이라고 까지 말하고 있다.

"죄송해서 몇 번을 망설였는데… 쌀이나 김치를 조금만 더 얻을 수 없을까요. 번번이 정말 죄송합니다" 라는 쪽지를 문 앞에 붙여두고 죽어간 젊은 작가의 죽음을 기억한다. 그 후에도 '세 모녀 자살 사건'을 비롯하여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종종 듣는다. 한국의 자살자가 하루에 40명에 이르러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는 계속되고 있다.

왜 이렇게 암울한 세상이 되었을까? 돈을 너무 많이 벌어 쌓아둘 곳이 없을 정도로 재산이 많은 부자들이 그들의 능력이 뛰어나고 부지런함 때문만일까? 아니다. 우리가 공동으로 소유해야 할 자산을 통하여 많은 이득을 취하고, 노력의 대가를 바르게 나누지 않아서이다. 물, 공기, 햇빛, 산, 바다, 전파, 천연자원 같은 공유자산으로 얻은 이득이니, 많이 얻은 소득은 나누어야 한다.

'기본소득'을 말한다. 이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으로 매월 20만원씩 주겠다고 공약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성남시에서는 청년들에게 청년배당금으로 연간 50만원을 지급하고, 서울시에서도 청년수당을 계획하고 있다. 알래스카에서는 공유재인 석유 판매로 얻은 수익을 주민들에게 1년에 1000만 원 가량 나누어 주고, 핀란드 네덜란드 스위스 곳곳에서 기본소득을 실시하려고 한다.

모든 국민이 기본생활비 정도의 기본소득을 받으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뀔까?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이것이 힘들면, 우선 농민 기본소득부터 실시하면 어떨까? 몰락해 가는 농촌을 살리고, 식량도 지키며, 우리 고향까지 보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 여러 곳에서 기본소득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녹색당은 모든 국민에게 40만원씩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공약을 앞세우며 총선에 임하고 있다.

오늘의 기본소득이 동막골 촌장과 정도전이 말하던 정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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