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남(전라남도의회 농수산위원장)

 
 

지난 8월 미국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지(NYT) 국제면에 '한국의 시골마을이 사라지자 더 많은 초등학교도 문을 닫게 되다'를 제목으로 폐교 앞둔 삼척시 근덕초교 노곡분교를 통해 마을공동체가 활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상세히 조명했다.

1960년 삼척시 노곡면에는 5387명이 살았지만 2010년에는 615명만 남았다. 사람과 함께 우체국, 경찰서, 은행 등 관공서도 떠났다. 마을공동체 최후의 보루인 노곡분교도 학생 1명이 내년에 졸업하는 대로 문을 닫는다는 내용이다.

지금 농촌에 가보면 젊은 사람이 없다. 대다수 70~80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살고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집에 한사람 또는 많아야 노인 부부만이 살고 있다. 어린 아이들은 아예 찾아 볼 수 없다. 동네에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어 적막하기 그지없다. 사람이 살지 않고 허물어져 가는 집들도 수두룩하다.

이웃나라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도시에 진출하는 농민공이 늘어나면서 하루에 100여 개의 농촌마을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에서는 '지방 소멸'이 국가적 화두로 등장한바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라 인구감소가 현재 추세로 계속된다면 일본 지자체의 절반인 896개가 소멸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비단 일본 지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과 비슷한 우리나라 농어촌지역의 지자체 현실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 강 건너 불들이 농도인 전남으로 옮겨 붙을 경우 우리 전남 농어촌의 지자체는 빠르게 소멸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우리 전남은 몇 해 전부터 귀농·귀촌인구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 출산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아 타도 농어촌지역 보다 소멸 가능성 속도는 더딜 수 있다. 그렇다고 여기에 만족하고 안주해서는 안된다. 지금부터라도 농어촌 마을을 지키며 살아온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주거환경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어려움에 처한 농어촌 현실을 타개하도록 마을 리모델링을 추진해야 한다. 마을의 정주 여건을 면밀히 고찰하고 현행 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

물론, 당장 쉽게 해결될 문제들은 아니다. 미래의 농어촌 공동체를 형성할 청년과 귀농·귀촌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정주 여건 개선과 농어촌에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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