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번째 개국 농민약국 20주년
3백여회 순회진료 맞춤형 복약 상담
12일 오후2시 동초교 강당서 기념식

▲ 예동마을 주민들이 건강상담과 복약지도를 받기전 혈압을 측정하고 있다.
▲ 예동마을 주민들이 건강상담과 복약지도를 받기전 혈압을 측정하고 있다.

'건강한 사회 건강한 농민'을 위해 농촌보건활동을 펼쳐온 해남농민약국이 20주년을 맞았다. 해남농민약국은 지난 1995년 2월 전국에서 네 번째로 개국했으며 지역으로 확장된 첫 농민약국이다.

농민약국은 농민들의 건강권을 확보하고 나아가 농촌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농민의 건강문제가 농촌 현실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진료활동으로 농민 건강을 위해 봉사하고 열악한 농촌의 의료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대안을 요구하자는 목적이었다. 첫 시도로 나주에서 지난 1990년 농민과 보건의료인이 성금을 모아 농민약국을 개국했다.

이후 나주 이외의 지역을 찾던 중 해남의 농민회와 해사청 등 활발하고 다양한 활동에서 가능성을 보고 농민약국 첫 확장 지역으로 결정됐다. 지난 1994년 약국건설 추진위원회가 꾸려졌고 450여명이 성금 1000만원을 모아 1995년 2월 11일 농민약국의 문을 열었다.

농민약국은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농민의 약국'이다. 지역민에게 받은 사랑을 환원하기 위해 약국을 찾는 농민들에게 철저한 복약지도를 한다. 농촌보건활동과 건강교육, 농약중독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각종 행사에 무료약국운영과 의료봉사 등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농촌보건활동은 약사들이 약국에서 벗어나 직접 마을을 방문하고 순회진료를 펼치는 활동이다. 주로 농한기에 이뤄지며 약사와 주민 일대일로 건강 상담이 진행된다. 맞춤형 복약지도와 몸에 이상이나 불편한 점이 없었는지 건강체크를 하기 위해서다. 약국의 수익금으로 복용중인 약의 효과를 돕는 건강보조제·한방약 등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적은 인력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기 위해 농민회와 연계해 건강사업부를 꾸렸다. 건강사업부는 기본적인 건강관리방법을 교육받고 보건활동 봉사활동으로 일손을 도왔다. 여기에 미용, 요가, 침 치료 등을 결합돼 농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매년 20~30여회의 순회활동을 펼쳐 20년간 300여회 진료를 진행했다.

농촌보건활동에 다녀온 곳은 10여일 후 다시 방문한다. 건강교육을 하기 위해서다. 농민들이 의료기관이나 약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생활 속에서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끔 돕자는 취지다. 일회성 진료방문보다 직접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농민들의 삶에 도움이 된다는 것. 혈압교실, 당뇨교실, 암 건강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은숙 대표약사를 비롯한 3명의 약사들은 주민들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눌 때 힘이 난다. 체력적으로는 힘들어도 마을을 찾은 농민약국을 반갑게 맞아주는 농민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다.

농민들의 건강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농촌보건의료제도를 연구해 정책 대안을 내놓는 정책개발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농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면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개선되어야 할 점을 찾아내고 쟁점화하는 활동이다. 대표적으로는 농부증·농약중독·비닐하우스 증후군·근골격계 질환 등 농민의 4대 직업성 질환을 해소하기 위해 농업노동재해보장법을 만들고 법제화 운동을 펼친 사례다.

또 2달마다 '건강한 사람들' 책자를 발간해 농민약국 활동과 건강정보, 의료관련 사회 이슈 등을 소개한다. 농촌 의료상황에 대한 정책적 내용들을 논의해나가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책자를 통해 약국과 농민이 소통하는 것으로, 101호까지 발행했다.

20주년을 맞은 농민약국의 목표는 생존권을 위한 농민운동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이다. 법제화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건강이 담보될 수 없기 때문에 농촌의 사회적 문제점이 해결되어야 농민들의 건강한 삶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한편 농민약국은 오는 12일 오후 2시 해남동초등학교 강당에서 20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 지난해 12월 6일 옥천면 향촌마을 순회진료에 참여한 진료단원들.
▲ 지난해 12월 6일 옥천면 향촌마을 순회진료에 참여한 진료단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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