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촌 김제현 박사 뜻 이은 아들 김동국 이사장
해남 첫 전문미술관의 기능에 내외의 주목 받아

▲ 행촌 김제현 박사의 뜻을 계승하고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촌문화재단은 해남종합병원 동관에 행촌미술관을 개관해 김 박사의 소장품과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 행촌 김제현 박사의 뜻을 계승하고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촌문화재단은 해남종합병원 동관에 행촌미술관을 개관해 김 박사의 소장품과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 임하도 작업실에서 정일영 작가가 임하도를 화폭에 담았다.
▲ 임하도 작업실에서 정일영 작가가 임하도를 화폭에 담았다.
▲ 임하도 작업실에서 정일영 작가가 임하도를 화폭에 담았다.
▲ 임하도 작업실에서 정일영 작가가 임하도를 화폭에 담았다.
▲ 신태수 작가가 임하도를 배경으로 스케치 작업을 하고 있다. 임하도 레지던스는 아름다운 주변 풍경을 통해 작가들의 창작욕구를 일깨우고 있다.
▲ 신태수 작가가 임하도를 배경으로 스케치 작업을 하고 있다. 임하도 레지던스는 아름다운 주변 풍경을 통해 작가들의 창작욕구를 일깨우고 있다.

고 행촌 김제현 박사를 뜻을 계승하기 위한 재단법인 행촌문화재단(이사장 김동국)이 지난해 10월 출범하고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행촌미술관과 임하도에 작가들의 창작 장소인 레지던스를 운영하며 해남의 문화잠재력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 행촌 김제현 박사
▲ 행촌 김제현 박사
▲ 김동국 이사장
▲ 김동국 이사장

행촌의료재단의 설립자이기도 한 김 박사는 지난 1981년 해남병원을 만들어 그 당시 대도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종합병원을 해남에 설립했다. 김 박사는 해방 전후에 변호사 자격시험, 의사자격 국가고시, 보통문관 국가고시 등 3가지 종류의 시험에 합격하는 등 명석했던 인물이었다. 의료분야에 몸을 담기로 결정한 김 박사는 강진 도립병원장, 해남군립병원장, 광주구호병원장, 해남보건소장 등을 지내고 지난 1964년 해남읍 읍내리에 제중의원을 개업한다.

이후 의료법인 해남연합병원을 설립하고 9개과 86병상의 해남병원을 개원한다. 해남병원 개원과 함께 의료법인 행촌의료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주민들을 위한 의료복지에 힘썼다. 이 외에도 후진 양성을 위한 동백장학회, 행촌장학회 등을 설립했다. 생전에 차와 예술을 가까이하고 지역의 문화에도 큰 관심을 가졌던 김 박사는 해남 인근에서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던 지역예술가를 후원하고 친분을 가졌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자란 김 이사장은 지역문화를 사랑한 선친의 뜻을 잇고 선친이 수집했던 예술품을 재조명하기 위해 문화재단을 설립했다.

김 이사장은 "아버지는 진정한 멋을 아시는 분이셨다"며 "예술인들이 오면 병원에 계시다가도 만남을 가졌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의 예술품과 유품을 정리하다 보니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남기셨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작품들은 값어치를 떠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가 생전에 수집한 예술품과 유품은 200여점에 달한다. 해남과 인근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가지고 있어 재화보다는 사람과의 교류를 즐긴 것으로 보인다. 월전, 남농, 의제를 비롯해 숙당 배정례, 제강 안태원, 도정 김안영, 김서봉 등 해남이 아닌 분들과도 깊은 교류로 시기별로 작품을 소장했다. 명지대 이태호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고인이 소장했던 예술품과 유품은 남도의 정서와 예술을 나타내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지역예술가들을 연구하고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지역미술관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행촌문화재단은 행촌미술관(관장 김은숙)을 개관해 지난해 10월 17일 첫 전시회로 고인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인생, 풍류가인전'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23일부터는 고인과 가깝게 교류하던 예술가들이 새해를 맞아 복을 기원하며 보냈던 세화와 현재 국내화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의 세화를 모아 '세화, 복을 부르는 그림전'을 시작했다.

하루 1000명 이상의 의료진과 내방자가 왕래하는 해남종합병원 동관 1층에 위치한 행촌미술관은 시대를 풍미한 지역예술가와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면서 해남의 예술문화에 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와 함께 작가들의 창작장소로 쓰이고 있는 레지던스인 임하도 작업실은 지난해 6월부터 많은 작가들이 속속 찾아오고 있다. 남도의 풍경을 듬뿍 담고 있는 임하도 작업실은 작가들의 창작욕구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현재 임하도 작업실에는 신태수, 김범석 작가가 1년간 임하도에 머물면서 해남의 아름다운 풍경을 화폭에 담기 위해 작업중이다. 임하도 작업실은 오는 3월 공식적인 오픈을 앞두고 있다.

행촌문화재단은 행촌미술관, 임하도 작업실을 통해 예술가들의 작품을 다양한 각도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전시회와 미술과 해남문화의 발전을 위한 연구와 다양한 활동을 하는 각종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미술관과 작업실을 통해 시작해 지역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로 이어져 지역문화 발전과 활성화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 인터뷰 | 행촌문화재단 이승미 대표이사

"지역문화 확장 위한 역할을 할것"

 
 

이 대표는 인천아트플랫폼 관장, 국립현대미술관 학예관, 북촌미술관 부관장, 제비울미술관 학예실장 등을 역임했다.

- 행촌문화재단이 앞으로 지역문화, 산업과 어떤 상호작용을 할 것인지?

행촌문화재단은 행촌 김제현 박사를 기념하는 비영리 문화재단입니다. 재단의 출발부터 공공문화재단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해남은 역사적 문화유산이 풍부하고 자연환경과 농수산물이 주요 기반인 지역입니다. 풍부한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지역의 다양한 특성을 문화적으로 담아낼 공공미술관이 필요한 지역으로 생각됩니다. 그런 점에서 당장보다는 향후 좀 더 비중있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 광주비엔날레, 아시아 문화전당, 인근 지역과 연계는?

광주비엔날레가 스스로의 외연을 확장하고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해남 뿐 아니라 전남 전역의 문화적 기반을 충실히 고려해야한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왔습니다. 아시아 문화전당도 아시아의 문화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문화에 대한 고려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2년에 한 번씩 광주에 세계적인 규모의 예술축제가 열리고 전 세계 문화계 주요 인사들이 광주를 다녀갑니다. 그들의 관심을 광주를 넘어서 해남, 강진, 장흥, 완도, 진도로 확장되게 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광주만의 비엔날레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와 비엔날레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를 고민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 수도권 등 전국 문화인과 교류는?

해남은 역사적으로 문화적 변방인 적이 없었습니다. 수많은 문학작품 속의 무대이자 예술가들의 고향이고 예술의 대상이었습니다. 고산과 공재, 대흥사 그리고 해남이라는 지명이 지금도 구체적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해남의 땅과 사람들의 힘이라 느끼고 있습니다. 해남을 더 이해하는 것이 수도권 혹은 전국의 문화인들과 연계하는 구체적인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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