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학생 아버지·누나
대전 돌아가는 750km 도보
사고해역 바닷물·십자가
프란치스코교황에 전달예정

▲ 십자가를 짊어지고 순례길을 나선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아버지 김학일(좌), 이호진(우) 씨 뒤로 많은 사람들이 도보 순례에 동참하고 있다.
▲ 십자가를 짊어지고 순례길을 나선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아버지 김학일(좌), 이호진(우) 씨 뒤로 많은 사람들이 도보 순례에 동참하고 있다.
안산 단원고에서 지난달 8일 출발해 팽목에 도착했던 희생학생 아버지와 누나가 지난달 30일 다시 대전으로 돌아가는 750km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2학년 8반 고 이승현 군 아버지 이호진(56)씨와 누나 이아름(25)씨, 2학년 4반 고 김웅기군의 아버지 김학일(52) 씨다.

지난달 26일 화원초등학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세월호 십자가 순례단을 만났다. 한울남도생협과 화원면민이 점심과 물, 먹거리를 준비해 전달하고 함께 걸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날 목포에서 출발한 인원은 50여명 해남에서도 10여명이 그들과 함께 걸었다.

순례단은 잊혀지고 있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실종자들의 조속한 귀환을 염원하며 오는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순례의 첫 시작은 유가족인 아버지 2명과 누나 등 5명이었지만 길을 걸어 올수록 참여하는 인원들은 늘어갔다. 한걸음 한걸음 걸으며 눈물을 삼키고 걸음마다 기도를 하며 고행의 길을 걷고 있다.

김 씨는 "십자가를 짊어지고 하루에 20~25km를 걷는 것이 쉽지 않고 힘이 든다"며 "아직도 바다에 있을 실종자들의 아픔보다는 적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팽목항에 도착하기 전에 실종자들이 모두 돌아오길 걸으면서 빌고 또 빌었는데 안타깝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는 것같아 슬프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진도 팽목항에 도착한 순례단은 29일 사고해역에서 아이들의 눈물을 의미하는 바닷물을 떠와 십자가와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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