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 있으면 눈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온다. 첫 번째로 흔한 것이 고혈압성 망막증이다. 눈 속에 있는 혈관이 좁아지고 수축되어 나중에는 혈관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여 종국에 가서는 시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그러나 한 번 오면 치료되지 않는 당뇨병성 망막증과는 달리 시력저하가 심하지 않고, 조기에 발견하여 혈압을 적절히 조절하면 아무리 나빠졌다 하더라도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다음으로 자주 보는 것이 눈 속의 혈관이 터져 망막(카메라에서 필름역할)에 피가 고이거나 유리체(축구공을 우리 눈에 비유하자면 공 속에 공기가 들어 있는 비어 있는 공간)에 출혈이 발생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어느 부위에 얼마 만큼의 혈액이 있느냐에 따라 시력이 달라지는데, 예를 들어 중심부 혈관이 막히게 되면 어느 날 갑자기 눈이 캄캄하게 안 보이게 되고, 중요하지 않은 부위에 조그만 혈관이 막히게 되면 흐릿하게 보인다고 느껴진다. 또는 먹구름 같은 것이 둥둥 떠 다니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치료는, 약물복용을 통하여 흘러 나온 혈액의 흡수를 도와주면서 경과관찰을 하는데, 보통 치료하는데 6개월 내외의 시간이 소요된다. 치료도중 악화의 징후가 보이거나 호전이 없는 경우, 더 정밀한 사진촬영을 통해 레이저치료 까지도 시행한다. 마지막으로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이 있을 때, 혈액순환이 좋지 않아 시신경이 점점 기능을 상실하는 정상안압형 녹내장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증상이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처음에는 모르다가 나중에 왜 이렇게 침침할까 하여 안과를 방문하게 되면 그제서야 비로소 진단이 되는 사례가 많다.
위에 열거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선 고혈압이 있는 환자는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안과를 방문하여 눈혈관 이상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좋겠고, 아울러 혈압을 내과에서 철저히 관리하여 혈압이 불규칙하게 올라가는 일이 없게 해야 될 것이다.

〈치료 전〉본원에 내원한 50대 고혈압 환자, 혈관이 터져 망막에 출혈이 발생된 상태
〈치료 후〉 성공적으로 치료가 되어 시력을 되 찾은 상태
김봉현〈해남김안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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