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복서 박종팔 VS 격투기 제왕 이효필
내달 17일 26년만에 격투기로 재격돌

추억의 복서 박종팔(45)이 격투기 선수로 돌아왔다.
전 WBA 슈퍼미들급 챔피언 박종팔은 30년 가까이 우정을 나눠온 동갑내기 친구이자 영원한 라이벌인 격투기의 제왕 이효필과 오는 7월 17일 오후 3시 서울 힐튼호텔에서 26년만에 격투기로 재격돌한다.
전남 무안출신 박종팔과 해남 송지면 대죽리가 고향인 이효필은 지난 77년 아마추어복싱에서 두차례 격돌, 이효필이 모두 승리한 전력이 있다.
따라서 박종팔에게는 이번 대결이 일종의 설욕전인 셈.
당시 아마복싱 미들급 라이벌이었던 두사람은 서울시 신인왕전과 전국신인왕대회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됐지만 이듬해인 78년 프로로 전향, IBF와 WBA 슈퍼미들급 챔피언으로 승승장구한 박종팔에 비해 이효필은 아마복싱에서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프로에서는 2전(1승1패) 끝에 도중하차하고 만다. 박의 프로전적은 46승1무5패(39KO승).
그러나 이효필의 진가는 격투기계에서 두드러졌다. 은퇴 후 83∼87년 11차례의 격투기에서 승리하며 80년대 격투기 제왕으로 군림한 그는 불혹을 넘긴 중년의 나이에 오랜 친구와 한판 승부를 기다리고 있다.
“그 때 진 빚은 꼭 갚을테니 기다려야.”
은퇴후 사업을 하면서도 꾸준히 몸관리를 한 덕분에 현역시절과 다름없는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박은 현재 93∼95㎏을 오르내리고 있으나 훈련을 통해 90㎏으로 단련시켜 설욕에 나선다. 경기방식은 ‘K­1’스타일로 서서 손과 발을 이용해 상대를 가격하고 다운되면 카운트하는 방식으로 3분 5회전에 글러브는 10온스짜리를 낄 예정.
이에 이효필은 복싱으로도 안됐는데 격투기로 자신을 이길 수 있겠냐며 여유만만한 입장.
대전료로 각각 1억3000만원씩을 받게 될 이들은 승부의 세계를 떠나 요즘도 한 달에 두어 차례 만나 차를 나누는 등 변함 없는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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