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버섯농사와 함께 일부 논·밭농사도 겸하고 있다.
이미 파종이 끝나 지금은 모가 상당히 자랐다. 얼마 전 볍씨파종을 위해 로터리 작업을 할때 일이다.
까치집이 1년전에 생겼는데 이번에 새 식구가 늘었는지 부쩍 바빠진 듯 싶다.
이 까치는 그동안 우리식구와는 익숙한 친구가 되었다. 논이나 밭을 경작하기 위해 트렉터를 움직이면 꼭 잊지 않고 따라 나선다. 논이 산골 천수답이라 제법 미꾸라지가 나오기 때문이다.
트렉터가 한번 지나가면 몸이 거의 물 속에 잠기는 위험 속에서도 미꾸라지를 잡아먹느라 바로 옆에 트렉터가 오는 것도 잊어먹고 깜짝 놀라 날아간다. 또 먹을 것이 없을 때는 강아지 집에 자주 들러 강아지가 한눈 파는 틈에 강아지 밥을 훔쳐먹는다.
까치는 먹을 것이 없을 때는 나름대로 생존 전략을 이렇게 짜놓은 듯싶다. 논·밭농사가 힘들어져 가는 사이 버섯농사를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부쩍 늘어가고 있다. 이번 봄에 느타리버섯재배는 그동안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재배하신 분 대부분이 실패하는 것을 보았다. 금년 봄 기상의 악화로 인한 것이 주요 원인이지만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버섯농사에는 많이 있다. 현실을 타개하려고 버섯농사를 준비하신 분들은 더 이상 상처가 되지 않도록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리라 보며 과도한 초기투자도 피하는 것이 좋으리라 본다.
우리가 살고 있는 농촌상황이 우리의 농사가 이 까치의 생활처럼 배불리 먹고 사는 논·밭갈이하는 시대가 지나고 이제는 농사를 지어도 수입이 없으니 강아지 밥이나 훔쳐먹는 까치의 신세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 마음이 무거워 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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