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쳐두었던 그물을 당기자 멸치가 가득 담겼다. - 잡은 멸치는 알맞게 나누어 담는다. - 바로 소금물에 삶아 물기를 뺀다. - 물기를 뺀 멸치는 건조작업을 마친 뒤 선별해 포장 판매된다.
미리쳐두었던 그물을 당기자 멸치가 가득 담겼다. - 잡은 멸치는 알맞게 나누어 담는다. - 바로 소금물에 삶아 물기를 뺀다. - 물기를 뺀 멸치는 건조작업을 마친 뒤 선별해 포장 판매된다.
올해 멸치가 많이 잡힌다는 소리를 듣고 해남에서 잡히는 멸치를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리저리 멸치 잡는 배를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금어기간이 겹치면서 섭외는 쉽지 않았다. 다행히 해남군수협의 도움으로 김철(42) 땅끝어촌계장을 알게 됐다. 김철 어촌계장은 지난 6일 아침 9시 땅끝 갈두항에서 출발하니 시간 맞춰 오라고 했다.

출발 당일 집을 나서자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걱정스런 마음에 김철 어촌계장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비가 내리는데 예정대로 바다로 나가는지 물었다.

"네, 나갑니다"

단호하게 끊어 얘기했다.

커다란 유람선은 타봤지만 고기잡이배는 타본 적이 없어서 땅끝으로 가는 동안 괜한 걱정만 늘어갔다. 걱정 끝에 도착한 갈두항은 다행히 파도도 잔잔하고 비도 많이 내리지 않고 있었다.

약속된 시간보다 30분가량 일찍 도착해 항구를 둘러보니 아침부터 바삐 움직이는 어부들의 모습이 보였다.

새벽부터 작업해온 파래를 옮겨 담고 고기잡이를 위한 준비를 하는 어선들이 비 오는 날에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김철 어촌계장은 전복양식을 주업으로 하면서 아버지인 김정섭(67) 씨를 도와 멸치를 잡고 있다.

잡은 멸치를 담는 노란 상자를 배에 옮기면서 멸치잡이배의 출항을 준비했다. 배에 시동이 걸리고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가 조금 내리긴 하지만 왠지 마음이 설랬다.

항구를 뒤로하고 배는 바다를 가르기 시작했다. 채 10분도 되지 않아 배가 멈췄다. 항구는 아직도 지척에 있다.

해남에서 멸치를 잡는 사람들은 대부분 선단을 이뤄서 잡는 방식이 아닌 항에서 멀지않은 곳에 그물을 고정하고 물때에 맞춰 바다로 나간다. 멸치가 많이 드는 날에는 하루에도 여러 번 나가서 그물을 걷어 올린다.

김 씨 부자는 묵묵히 첫 번째 그물을 끌어올렸다. 끌어올려진 그물에는 멸치가 가득했다. 그물을 열어 잡힌 멸치를 쏟아내니 멸치 이외에도 해파리, 삼치, 병어 등이 잡혔다. 멸치와 함께 잡힌 잡어들은 바다로 바로 던져버렸다. 배 뒤로 많은 수의 갈매기들이 따라서 날고 있었다.

잡은 멸치는 뜰채로 상자에 각기 나눠 담고 배는 바로 옆에 있는 또 다른 그물로 이동했다. 다른 배들도 고정시켜놓은 그물을 끌어 올리며 멸치잡이를 하고 있었다. 두 번째 걷어 올린 그물은 더 많은 멸치가 담겨있었다. 50여분의 멸치잡이를 끝내고 항구로 배는 돌아갔다.

두 개의 그물에서 잡힌 멸치는 38kg 남짓이었다. 이정도면 많이 잡힌 것이라고 한다. 멸치를 담은 상자를 트럭에 옮겨 실었다. 멸치를 다 옮기고 운전석에 앉은 김철 어촌계장이 조수석에 타라고 재촉했다.

멸치를 잡고 항구로 돌아와 이제 끝난 건가라는 생각을 하며 멍해있던 정신을 깨웠다. 조수석에 타자 항에서 얼마 안 떨어진 집 앞에 차를 멈췄다.

"멸치는 성질이 급해서 바로 삶아야 돼요"

집에서 멸치를 삶을 준비를 하던 어머니인 박금옥(63) 씨가 아들을 반겼다. 멸치를 옮기고 바로 삶을 준비를 했다. 삶아진 멸치는 적당하게 나뉘어 담아 물기를 뺐다.

삶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갈두항 근처에는 멸치를 삶는 하얀 김이 올라오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물기가 빠진 멸치는 날씨가 좋은 날에는 자연건조를 시키고 흐린 날에는 기계를 이용해서 건조를 시킨다. 햇빛에 말려야 더 좋지만 비가 그치지 않고 있어 물기만 제거한 후 집 뒤편에 있는 건조기계로 멸치를 옮겼다.

건조기계에 멸치를 잘 마르도록 골고루 올려놓는다. 3시간 정도가 지나면 멸치의 건조가 끝난다.

이렇게 건조시킨 멸치는 선별작업을 거쳐 1.5kg으로 포장해 완도직판장에서 판매도 하고 직접 판매도 한다. 짜지 않고 맛이 좋아 2만5000원에서 4만원 사이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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