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정주 기자
석정주 기자

모 농협의 연대보증과 관련 억울하다는 한 조합원의 제보를 받고 사실 확인을 위해 달려갔다.

당시 조합 직원이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그 조합원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취재 중이라는 기자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기자에게도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 조합원이 조합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채증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자의 취재행위 조차도 업무방해로 치부하는 것 같아 전무에게 항의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잠시 후 여직원의 안내로 그 조합원과 함께 조합장실에 앉았다. "당신 뭐야, 누군데 여기 들어와 앉아 있는 거야"라고 조합장이 소리쳤다. 조합장과 전무를 따라 조합직원 5~6명이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들어왔다. 전무도 "나가"라고 핏대를 세우며 소리를 질렀다. 다른 직원들도 조합장과 합세해 소리를 지르며 나가라고 했다.

황당한 나머지 상황을 설명하려 했으나 막무가내였다. 조합장은 해남신문에 전화를 걸겠다는 것이다. 대표이사를 찾았고 편집국장도 찾았으나 통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더욱 더 핏대를 세우며 소리쳤다. "누구 허락받고 취재 온 거야. 조합에 취재 오면서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고 취재 오는 것이 기자가 할 짓이냐"면서 말이다.

"이런 XX같은…" 급기야 채증을 하던 직원이 육두문자까지 내뱉었다. 과잉충성이 빚어낸 해프닝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상황이었다.

그 조합원과 조합장, 직원들의 다툼은 계속됐고 서로에게 비난을 퍼 부었다.

사무실 밖에서도 조합장의 무례함은 계속됐다. "어이 석정주 기자…, 석정주씨 조합업무를 방해하는 조합원도 취재해라. 신문에 내려면 1면에 내라. 그리고 똑바로 취재해 내"라며 비아냥거렸다.

그 조합원은 농기계 수리센터 운영과 관련해 연대보증을 섰고 2년동안 조합을 방문해 연대보증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해 조합직원들과 다툼이 많았다고 한다. 그 조합원의 행동에 조합이 대응하는 피로도는 이해되지만 왜 군민의 알권리를 위해 취재하러간 기자가 어이없는 봉변을 당해야 하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선출직 조합장의 이런 행동은 차치해 두더라도 전문경영인인 전무와 직원들의 행동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취재를 마친 기자에게 '악연으로 만나도 좋은 인연이 될 수 있다'는 전무의 말은 무슨 궤변일까.

조합장은 뒷막음용으로 편집국장 등 신문사 간부들에게 전화를 했나보다. 평소 취재기자는 신문사의 대표라는 지론을 갖고 있으며 그 취재기자가 이유없이 무시당하거나 해남신문이라는 매체를 무시하는 꼴을 참지 못하는 언론생활 20년차 편집국장에게서 어떤 대답을 들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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