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랑 기자
김해랑 기자
가끔 TV 속에서는 장애인 체험행사에 참가한 정치인, 연예인 등의 모습이 비춰진다. 대부분 일회성 행사라고 비난하지만 해남지역에서만큼은 한번쯤 진행되어야 할 행사가 아닌가 싶다.

군수가 직접 휠체어를 타고 군청업무를 해결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간신히 군청 1층까지 진입, 휠체어를 탄 채 혼자 힘으로 2층 군수실까지 몸을 옮길 수 없어 끙끙대다 결국 포기하고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까.

보통 장애인들의 이용가능성이 높은 2층 이상의 공공시설물은 엘리베이터 및 기타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군청의 경우 이마저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군청을 방문하는 장애인들이 스스로 불편함을 감당해야만 한다. 즉 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는 권리가 군청사에서는 박탈당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열린 흰지팡이의 날 복지증진대회에서 만난 관내 시각장애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해남지역의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우리는 느낄 수 없기에 알지 못하는 또는 무관심한 그들의 이야기.
이날 만난 시각장애인들은 "공공시설 및 관공서에는 장애인편의증진법에 따라 점자표지판, 점자안내판, 음성안내장치, 점자블록 등 장애인편의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추어야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군은 보여주기 식의 무늬만 편의시설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2010년 기준 장애인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관내에는 총 6955명의 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로 인한 장애 등으로 직접 등록을 할 수 없거나 하지 못한 이들을 포함하면 더 많은 장애인들이 관내에 거주하고 있을 것이다.

해남군청 관계자는 이미 해남군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워킹맘 베이커리 사업이나 지난 2006년 개소한 해남심부름센터 등을 통해 장애인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더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말만 번지르르한 군정만을 늘어놓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읍내만 돌아다녀도 장애인들은 쉽게 눈에 띈다.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는 장애인들은 전용도로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달리는 자동차들과 도로를 공유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가혹행위, 폭력 등에 대한 인권보호 실태조사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군이 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지 날로 궁금증만 깊어지고 있다.

현재 관내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생활시설이 한 곳도 없으며 화장실 내 장애인 도움벨도 찾아볼 수 없다.
이제라도 지역사회가 나서서 이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소한 장애인 편의시설 중점관리대상을 파악한 후 직접 찾아가 장애인 시각에서 시설을 이용하는 등 이에 따른 문제점을 파악하고 구정에 반영하는 등 눈에 보이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장애인도 살기 좋은 해남 만들기에 앞장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