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호 화백 고증 통해 8폭 병풍으로

삼산면은 삼산면지 제작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된 삼산 8경을 화폭으로 담아냈다.
박연호면장은 많은 세월이 흐르고 각종 개발이 이뤄지면서 구전만으로 전해오던 삼산 8경의 자취가 없어져 버리고 있다는 안타까운 생각에 그림으로 형상화를 시도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특히 삼산 8경을 시로 남긴 여러 사람들의 작품 중 고김두만씨의 시를 화폭 위에 담았으며 그림으로 형상화된 삼산8경은 박연호면장과 소헌 성인호 화백(해남읍 출신, 삼산 매정리 거주)이 현지를 답사하고 옛 고증을 통해 그림으로 그렸다. 현재 이 작품은 8폭 병풍에 담겨져 삼산면사무소에 소장돼 있다.

만수폭포(萬樹瀑布)

삼산면 양촌 저수지 위쪽 약수터 인근에 있었던 계곡으로 비가 조금만 와도 계곡물이 바위틈새로 폭포처럼 쏟아져 장관을 이뤘다고 한다.
(천인벽 하마토수 백척폭포 (千칅壁 蝦퐆吐水 百尺瀑布) 떨어진다. 영약유리(榮若琉璃) 흐른물이 제호(醍턈)같이 맑았으니 어젠가 천석고맹자 만수산(泉石高盲者 萬樹山)에 살았으리.)

상가명월(上駕明月)

삼산면 상가리 뒷 동산에서 떠오르는 달이 물에 비추어지는 모습은 너무도 아름다웠다고 한다. 특히 상가리 마을입구 우측 산에 있었다는 정자에서 바라본 물에 비친 달 그림자는 한폭의 그림같았다고 전해진다.
(드문별 남쪽하늘 가막까치 울고간데 흰옥반(玉盤) 밝은달이 수변루(水邊樓)에 비쳤으니 교교(皎皎)한 상가명월(上駕明月)이 이아닌가 하노라.)

신흥명천(新興名泉)

삼산면 감당리 마을 입구에 있는 우물샘, 지금도 남아있는 이 우물샘은 시원하고 물맛이 좋기로 유명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감당리 뒷산에서 훈련하던 의병들이 이 샘을 이용했다는 구전이 전해진다.
(한줄기 청냉수(淸冷水)가 어데메로 흐르나요 비말(飛沫)이 상설(霜雪)같이 하늘높이 흩어지니 그것이 이름 그대로 신흥명천(新興明泉) 인가봐.)

송정노송(松汀老松)

지금도 삼산 송정 마을을 굽이보고 있는 노송, 온갖 풍상을 겪었을 그 고절함과 고결함이 돋보여 삼산8경으로 꼽혔다고 한다.
(송호공(松湖公) 주지번(朱之蕃)의 놀던 자취 뉘 알리요. 상전(桑田)이 벽해(碧海)되고 벽해(碧海)가 상전(桑田)되니 지금에 옛일 아는 자 송정노송 뿐이네.)

어성귀범(漁城歸帆)

해남 사람들의 추억속에 깊이 새겨져 있는 어성포, 일제시대까지도 범선이 모여들고 젓갈이 거래되는 등 해남의 대표적인 포구로 알려진 곳이다. 바다와 육지를 연결했던 어성포에 모여드는 귀선들의 장황한 모습을 지금껏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어성교(漁成橋)에 낚시 넣고 원귀편주(遠歸片舟) 바라보니 순풍(順風)에 높은 돛폭 창해만리(滄海萬里) 순식간(瞬息間)에 이곳에 망기불귀(忘機不歸)한 것은 은어쌍쌍(銀魚雙雙) 노니네.)

병산무학(屛山舞鶴)

삼산 충리 마을에서 바라본 병산의 노송과 노송위에서 노닐던 학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청청 푸른 소나무와 소나무 위에서 무리지어 날개짓 했을 하얀 학의 모습이 너무도 선명한 대조를 이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았다고 한다.
(병산(屛山)에 사시청청(四時靑靑) 소나무 싱싱한데 속객(俗客)이 하염없이 가든 걸음 멈춘 곳에 한쌍(雙)의 나는 야학(野鶴)은 나의 회포 아는 듯.)

응봉두견(鷹峰杜鵑)

매정리 입구 다리위에서 바라본 뒷산의 봉우리 모습이 매의 부리를 닮아 응봉이라고 일컬었다. 다리위에서 바라본 매를 닮은 산봉우리 그리고 그곳에서 들리는 두견새 울음소리, 사람들은 이곳을 지날 때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 소리에 귀 기울였다고 한다. 두견새 소리에 각자의 해석과 사연을 붙이고서….
(응봉(鷹峰)에 밤이 깊어 삼경(三更)달이 밝았는데 제혈염화(啼血染花) 슬픈 사연(事緣) 아는 사람 없건마는 천진교(天津橋) 말 멈춘 손이 흥망성쇠(興亡盛衰) 알았네.) 주(註) : 천진교 말(天津橋) 멈춘 손- 소강절(邵康節)의 고사(古事) 천진교(天津橋)에서 두견의 우는 소리를 듣고 송나라가 장차 망할 것을 알았다는 것에서 인용.

두륜귀운(頭輪歸雲)

두륜산에 머물고 가는 구름의 청초한 자태와 아름다운 모습은 널리 알리져 있다. 깊이가 있고 웅장해 남성적 기질을 닮은 두륜산에 하얀 솜구름이 뭉게뭉게 머물고 있는 자태는 해남의 8경으로도 꼽히고 있다.
(초의선사 입적한지 1백세가 지난날에 일지암 다시짓고 육다군진(?茶群眞) 모여드니 가목(嘉木)을 자배(滋培)하는 구름이 자조자조 지나네).

시- 다심헌 김두만, 그림- 소헌 성인호
<자료제공 = 삼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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